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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하정우, 박세리, 아웅산수지, 초난강, 안철수. 이 5명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1인 토크쇼의 게스트로 출연했다는 점이다. MBC '무릎팍도사'를 기점으로 다시 생겨난 1인 토크쇼는 '박중훈쇼',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낳았으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자리잡게 했다.
이들 1인 토크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게스트다. 어떤 게스트를 섭외하느냐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도 달라지고 이는 토크쇼의 질적인 측면과도 연결된다. 지난 2007년 '무릎팍도사'를 시작으로 2013년에 이르기까지 1인 토크쇼 프로그램들의 게스트 섭외의 흐름을 따라가 봤다.
2007년 1인 게스트 토크쇼 '무릎팍도사' 첫회 게스트는 배우 최민수였다. '무릎팍도사' 이전의 토크쇼가 그렇듯이 '무릎팍도사' 역시 초반에는 연예계 종사자들이 거의 대부분 게스트로 섭외됐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부터 가수 이승철, 개그맨 김구라, 배우 손예진 등 사생활 노출이 거의 없었던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의 단골 게스트로 초대됐다. 이들은 그동안 베일에 감춰있던 사생활과 고민 등을 털어놓으며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사했고 스타들의 솔직한 고백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연예인만 출연한 것은 아니다. 산악인 엄홍길과 영화감독 장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 야구선수 출신 양준혁 등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이 간간히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2008년에 들어오면서 연예인만큼이나 비연예인 게스트들도 토크쇼의 단골 게스트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특히 활약이 두드러진 것은 운동선수들이었다.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나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유도선수 최민호, 역도선수 장미란, 골프선수 박세리, 신지애 등 운동선수들이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공비결을 털어놓으며 사랑받았다.
여기에 영화감독 류승완과 원태연을 비롯해 김영희 PD, 당시 CEO였던 안철수, 구호활동가 한비야, 의사 박경철 등이 출연하며 직업을 막론하고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대부분 유명하지만 TV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고 연예인 게스트들이 자신의 루머에 대해 해명하거나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큼이나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특히 안철수 편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편으로 기억되며 안철수라는 인물을 화제의 중심에 올려놓는 데 한몫 했다.
본격적으로 '박중훈쇼',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김승우의 승승장구', '힐링캠프' 등 1인 게스트를 내세운 토크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게스트들 역시 겹친다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불과 1~2년 전에 타 방송사에 등장했던 게스트가 다시 등장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마다 서로 다른 콘셉트를 내세우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 중심이 되는 게스트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비슷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비연예인들, 유명하거나 명망이 높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이 더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선 '힐링캠프'에는 대선 후보로 나섰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또 불교인인 법륜스님이나 김정운 교수, 외식업계 대표 백종원 등이 출연해 그들의 분야에 관한 이야기나 삶의 깨달음을 주는 조언을 들려줬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 게스트들의 출연이다. 우선 가장 많은 외국인 게스트가 출연한 프로그램인 케이블채널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이하 '피플인사이드')에는 휴잭맨, 다코타패닝, 제시카 알바 등의 할리우드 배우들은 물론 아웅산 수지여사, 앵커 앤더슨 쿠퍼,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감독인 카메론 매킨토시 등 국제적인 명사들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무릎팍도사' 역시 변화를 꾀했다. 최근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감독인 워쇼스키 남매를 초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을 비롯해 일본가수인 초난강, 배우 성룡과 녹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게스트를 섭외하는 이유에 대해 '피플인사이드'의 박승환 PD는 "국내 명사와 해외 명사에게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 해외 명사는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쇼의 특성상 도움받을 수 있는 점이 많다"며 "시청자들 역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신선함이 있어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무릎팍도사', '피플인사이드'의 게스트. 사진 = MBC, tvN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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