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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그림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인형 외모에 눈웃음이 매력적인 천상 배우이지만 카메라가 아직 낮설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신예 한보름.
"정월 대보름에 태어나서 이렇게 지어주셨어요"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보름을 설을 맞이해 마이데일리에서 만났다.
수많은 CF로 얼굴을 알렸지만 아직 대중에게 낮선 한보름은 지난 2010년 배우 김수현과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를 스타 반열에 올려 놓은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데뷔했다. 비록 카메라에 많이 잡히지 않았던 단역이었지만 한보름은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 어리고 작품을 얼마 해보지 않은 친구들이라 서로 연기에 대해서 같이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고. 다들 얼마나 열심히 였는지 몰라요. 작은 역할이었지만 '드림하이' 촬영 현장에서 배운 것이 많아요."
'드림하이' 출연을 통해 한보름은 '드림하이 댄싱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대학에서 춤을 전공한 덕분이었다. 그 이전에는 그림을 전공하려고 했었다고 했다. 다재다능한 그는 한 가지 배움에 멈추지 않았다.
"재즈를 오래 배웠어요. 뮤지컬을 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장르에 선을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양한 춤을 배우고 있어요. 그림도 전공으로 하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았고 무엇보다 연기가 더 하고 싶었어요."
연기에 대한 그의 욕심은 우연히 시작됐다. 한보름은 자신이 나온 방송을 보고 기뻐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배우를 꿈꿨다. 많은 배우들이 한보름과 비슷한 계기로 배우를 꿈꿨을지도 모르지만 한보름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어릴 적 광고랑 뮤직비디오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제가 출연했다고 알리지도 않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무척 좋아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고 울컥하면서 '내가 꼭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 기억이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학원에 다니면서연기수업 받고 그림 그리면서 끊임없이 배우가 될 준비를 했죠."
배우를 꿈꾸던 한보름은 현재 진짜 현장에서 생애 첫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천정명, 김민정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밤의 여왕'에서 엉뚱 발랄한 4차원 장미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현장이 낯선 그에게 천정명 선배님은 영웅과 같다.
"천정명 선배님이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세요. '우리 이렇게 뭉쳐야 영화가 잘 된다'라면서요. 다같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허물없이 지내려고 많이 노력하시는데 그걸 보면서 느꼈죠. '아, 역시 큰 배우는 다르구나'하고요. 우리 현장을 보면 선배 말처럼 영화가 대박 날 것 같아요."
27, 적지 않은 나이에 신인으로 브라운관에 선다는 것은 남모를 고충이 따른다. 한보름은 그럴때마다 서점을 찾는다고 했다. 작년 홀로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던 한보름은 서점 한 귀퉁이를 스쳐지나가다 책 한 권앞에서 멈춰섰다. 김난도 교수의 '천 번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였다.
"제목을 보자마자 그 앞에 멈춰 섰어요. '아, 이거구나' 싶어 바로 읽기 시작했죠. 사실 하루에도 열 두번도 더 흔들려요. 저 뿐만 아니라 어느 누가 힘들지 않겠어요. 지금은 제가 무엇을 말하든 다 변명이고, 핑계가 되요. 제가 이뤄 놓은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중에 지금을 돌아봤을때는 힘들었던 것 모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웃으면서 '그때 참 힘들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보다 한보름이 성공하길 바라는 이는 가족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꿈꿨던 한보름은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부모님이 제 등 떠밀어서 제가 이 일을 하게 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부모님께 힘들다고 표현할 수가 없어요. 심지어 전 데뷔 시기도 늦고 아직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니까.
한보름은 자신의 롤모델로 앤 해서웨이와 전지현을 꼽았다. 언뜻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두 사람에 대해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했다.
"앤 해서웨이처럼 자유분방하고 그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화장 안하고 지저분해도 괜찮으니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전지현 선배님의 털털한 모습을 보면서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닮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웃게 만들고 싶다는 어린 한보름은 어느새 이만큼 자라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보름을 이야기했을 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디가 예쁘고, 잘나고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극 중 캐릭터가 잘 어울리더라'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한보름은 설을 맞이해 고운 한복을 입고 인사를 전했다.
"기름 앞에 앉아있을 거에요. 저는 전 부치기가 담당이니까. 명절에는 가족들이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 함께 음식을 준비하는 게 우리집 풍습이죠. 이번 설에는 다이어트 걱정 잠시 접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알차게 보낼 예정이에요. 계사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어요. 웃음과 기쁨,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세요."
[한보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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