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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정만식이 연기한 봉식은 겉으로는 투덜거리더라도, 속내는 누구보다 따뜻한 인물이다. 교도소에 남몰래 들여놓은 용구(류승룡)의 어린 딸, 예승이 자기에게 피해가 될까봐 안절부절하지만, 교도관에게는 "여기 빵 좀 더 주세요"라고 밖에 말하지 못하는 그런 예쁜 사람이다. 실제 이 대사는 관객의 뇌리에 많이 남았던지 한 포털사이트에서 뽑은 명대사로 꼽히기도 했다.
사실 실제로 만난 정만식은 어딘가 무서워 보였다.(실제로도 여자에겐 나쁜 남자였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러나 한 번 배시시 특유의 웃음을 웃으면 무장해제. 어딘지 한 구석에는 따뜻한 정이 묻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그것은 적중한다.
떡국을 나눠먹으며 정만식과 나눈 대화.
-처음 보는 이들은 만식 씨를 좀 무서워하는 편이죠?
맞아요. 드라마 '더 킹 투 하츠'를 찍을 때 (이)승기가 그랬어요. '형!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라고. 승기가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보고 "와, 눈 돌리는 게 정말… 아휴, 정말 나쁜 매니저 같이 생겼다' 했었데요. 그러나 만나서는 친하게 지냈죠. 밥도 되도록이면 같이 먹으려고 했었고, 너무 친해져서 나중에는 술 마신 채 음주촬영을 하기도 하고(웃음). 분위기 참 좋았어요. 그리고 그 때 친해진 친구(후배)들이 다 잘 돼서 너무 좋네요. '권현상도 너무 잘 돼서 기분 좋고요. 현상이는 문자 가끔 와요.
-현상 씨는 임권택 감독의 아들이죠. 감독님들은 보통 어려워하던데요.
어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는 친구인데, 본인도 막 대할수록 좋아하고요.
-이번에 (갈)소원(예승 역)이도 무서워한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맞아요. 처음에는 좀 그랬었어요. 제가 워낙 아이들에게 못 다가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무대 인사를 같이 자주 하면서 요즘에는 많이 가까워졌어요(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글쎄요. 역할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무지 많아요. 하고 싶다는 말은 또 잘 할 수 있다는 말과도 같고요. 맡겨준다면 말끔하게 해결하고 싶은 욕구도 강해요. 그래야만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할 수도 있고요. 그게 제 직업이니까.
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역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역이 인연이 돼서 하늘이 점지해줘야만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고의 사랑'도 윤기원 선배가 맡기로 한 역할인데 형이 사고를 당해 갑자기 저한테 연락이 왔어요. 촬영 며칠 전에. 우연히 다가오는 것 같아요. '더 킹'도 전혀 소문을 듣지 못했던 작품이었는데 우연히 왔어요. '드라마의 제왕' 감독님도 전혀 알지 못했는데, 제안이 들어왔어요. '미남이시네요' 감독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왜 날?'하기도 했어요. 역할이란, 마치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 같아요. 다만,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어야 하죠.
'흥행배우'가 된 정만식. 그러나 2013년의 정만식이 있기까지 부단한 노력들이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연극을 접했고 스무살이 되던 시절, 방황을 했다. 당시 누나와 형은 그에게 배우가 되라고 권했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던 그를 봤던 것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정만식의 따뜻한 구석을 꽤 많이 알게 됐다. 하지만 그래도 화면 속의 그는 여전히 자신을 속이고 나쁜 남자가 돼있을 것이다. 그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기도 하니까.
[정만식.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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