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참모들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WBC 대표팀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1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 모인다.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이젠 소속팀은 잠시 잊어버리고 국가를 위해 온몸을 불사를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대표팀은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12일 아침 9시 10분 비행기로 출국해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이 결승전까지 올라갈 경우 선수단은 최대 1달 열흘 가량 소속팀과는 떨어지게 된다.
최근 한 야구인은 이와 관련해 “코치들이 제일 고생하게 됐다”라고 껄껄 웃었다. 대표팀, 소속팀 모두 코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우선 대표팀을 보자. 류중일 감독은 일찌감치 “소속팀 훈련과 맞먹는 강도의 훈련을 진행하겠다. 나도 수비훈련을 할 땐 코치로 변신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소속팀 1차 전지훈련을 소화한 상태다. 몸 상태가 올라올 만큼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소집 후 1~2일차에 모인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훈련 강도를 서서히 높인다면 오히려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도류구장에서 강훈련을 지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래저래 이번 대회가 1~2회 대회에 비해 만만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객관적인 전력도 약해진 상황. 좀 더 많은 훈련량으로 선수단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코치들은 해당 파트에서 상대팀의 철저한 분석은 물론이고 선수 운용 방식 등을 끊임없이 류 감독과 협의해 나가야 한다.
양상문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는 이미 대만 현지에서 SK 박희수와 함께 개인훈련을 진행 중이다. 고생길(?)의 출발을 알린 것. 박정태, 김한수, 한용덕, 김동수, 유지현 코치 등 이번 대회 코칭스태프는 류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9개 구단 현역 코치 혹은 전 코치로 구성됐다. 모두 해당 파트에선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라는 평가. 이번에 그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WBC 멤버가 빠져나간 9개 구단 스프링캠프에서도 코치들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의 경우 류 감독과 김한수 코치에 선수도 6명이 차출됐다. 류 감독은 김성래 수석코치를 위시로 코치들에게 빈틈없이 훈련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아무래도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코치들의 부담이 커졌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WBC 대표팀 멤버가 차출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대표팀 멤버가 없는 자리를 노리는 건 고스란히 선수의 몫이지만, 그것을 옳게 파악해 감독에게 보고하고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건 코치의 몫이다. 특히 2차 스프링캠프는 실전경기 위주로 진행된다. 결과로 보여지는 게 있기 때문에 뉴 페이스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표팀 멤버 해당 포지션 코치들이 더욱 바빠지게 됐다.
코치는 빛이 나지 않는 자리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역적이다. 3회 연속 4강 이상 신화를 노리는 WBC대표팀, 올 시즌을 준비하는 9개구단 모두 중요하지 않은 팀도 없고, 부담이 막중하지 않은 코치들도 없다. 그들이 묵묵히 일한 대가가 결과로만 나타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야구는 좀 더 풍요로워진다. 감독, 선수뿐 아니라 코치들에게도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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