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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윌리엄스 뽑을 생각도 했었는데.”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이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강 감독은 11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사실은 리온을 우리도 뽑으려고 생각했었다”라고 했다.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은 올 시즌 드래프트제로 환원됐다. 이에 강 감독은 일찌감치 윌리엄스의 진가를 알아보고 선발할 생각도 했던 것.
강 감독은 고심 끝에 브랜든 보우만과 저마리오 데이비슨을 선택했다. 강 감독은 2라운드에서 뽑은 데이비슨 대신 윌리엄스를 뽑을 생각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슨은 결국 기량 미달로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빅터 토마스로 바뀌었다. 물론 토마스 역시 기량 미달로 내보냈고, 시즌 중반부터 현재의 줄리안 센슬리-리차드 로비 조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강 감독은 지금 “처음부터 윌리엄스를 선발했다면”하는 아쉬움이 있다. 부상, 기량 미달로 수 차례 외국인 선수가 바뀐 상황. 더구나 최근 김주성이 빠져 높이에서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골밑에서 착실한 플레이를 하는 윌리엄스가 동부엔 그림의 떡이었다. 197cm에 불과하지만, 경기당 11.9리바운드를 잡아줄 정도로 견실한 플레이를 한다. 추일승 감독조차 “강 감독이 드래프트 끝나고 ‘형, 나도 쟤 뽑으려고 했는데’라고 하더라”는 일화를 소개할 정도였다.
강 감독이 당시 데이비슨을 선택한 건 김주성-이승준이 버티는 가운데 윌리엄스를 선택하는 게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된 상황에서 외곽 공격의 중요성이 커졌다. “골밑보단 외곽에서 득점과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선수를 봤다”라는 게 강 감독의 설명이다. 데이비슨은 결과적으로 강 감독의 입맛에 맞지 않았고 기량 미달이었으니 올 시즌 동부의 외국인 농사는 처음부터 삐끗한 셈이다.
강 감독이 이런 걱정을 하는 건 결국 김주성의 부재가 그립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주성이의 공백이 크다. 경기를 잘 하다가도 승부처에서 리바운드 몇 개 빼앗기는 게 크다”라며 “주성이가 있으면 다른 선수들의 체력적,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다”라고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발목을 다친 김주성은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에는 복귀한다고 한다.
강 감독은 “주성이가 돌아오고 2~3경기 정도를 잡으면 6라운드에서 충분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다”라며 시즌 끝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임을 다짐했다. 그러나 동부는 이날도 김주성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다. 또한,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오리온스에 완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16승 25패. 6강 플레이오프를 장담할 수 없는 위기의 동부다.
[강동희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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