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추일승 감독은 씩 웃었다.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오리온스가 11일 동부를 잡았다. 9일 KGC인삼공사에 역전패하며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일신했다. 19승 21패로 5위를 굳건히 지켰다. 오리온스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이틀 전 패배 속에서 오리온스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잘 돼 있었다. 루즈볼에 몸을 날리고,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에서 신이 났다. 외곽슛마저 잘 터지니 질 수가 없었다. 더구나 동부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사실 오리온스는 손 안대고 코 푼 경기였다. 그 정도로 동부의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1승의 의미보단 다른 부분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베테랑이자 최고참 조상현의 활용방법이다. 추 감독은 요즘 간헐적으로 조상현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20경기서 평균 11초48분간 3점 0.7리바운드 0.7 3점슛을 성공했다. 기록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어차피 매 경기 나오는 것도 아니다. 식스맨도 아니고 불규칙적으로 출장한다.
조상현은 이날 선발출전했다. 지난 1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 이후 열흘만의 선발출전. 당시에도 조상현은 경기 초반 맹활약하며 8점을 넣었다. 초반 흐름을 잡는데 기여했고, 오리온스는 당시 전자랜드를 잡았다. 이날도 추 감독은 조상현에게 SOS를 보냈다. 9일 KGC전.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면서 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추 감독은 고참으로서 코트 위에서 본 보기를 보여달라는 무언의 암시를 했다. 조상현은 이날 13점을 올리며 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무려 20분 33초나 뛰었다. 3점슛, 궂은 일 모두 귀감이 됐다.
추 감독은 “상현이가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지난 게임에서 이기적인 플레이가 많았는데 중심을 잘 잡아줬다. 팀이 어려울 때 고참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다분히 다른 선수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있었다. 추 감독은 “그동안 아껴뒀다. 상위 팀과의 경기서도 써먹겠다”라고 했다.
오리온스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경기 전엔 “6강 플레이오프가 확정되면 그에 대비한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조상현이 약방의 감초가 될 수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젊은 선수가 많은 팀 특성, 궂은 일보단 화려한 플레이를 좋아하는 선수가 많은 팀 특성에 마침맞다. 오리온스는 앞으로 좀 더 조상현 카드를 긴요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추 감독은 이날 조상현 활용에 대한 감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추 감독의 미소, 의미심장했다.
[추일승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