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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용욱 특파원] 중국의 한 지역매체에서 싸이의 말춤이 중국의 혁명가무와 유사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전해 이목을 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에서 추는 말춤이 중국에서 1950~60년대 유행했던 혁명가무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중국 구이저우(貴州)의 한 매체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자사가 현지서 발간하는 '파셴(發現)'이라는 주간지에 최근 난징(南京)에 거주한다고 밝힌 독자 왕정취안 씨가 편지 한통을 보내왔다고 밝히면서, '강남스타일'의 말춤이 근본적으로 새롭지는 않고, 중국에서 일찍이 문예 청년들이 애호했던 혁명가무와 유사하다고 왕씨가 주장했다고 전했다.
올해 73세의 왕정취안 노인은 매체에서 "싸이의 말춤을 보면서 당시 홍색시대를 회상했다"고 전하면서 "그때는 텔레비전도 없었고 별다른 문화오락활동도 없었지만 인민들이 문예공연을 즐겨봤다. 그때 소련과 동유럽의 문예단체가 자주 공연을 왔는데 소련의 '말칼춤'이 떠올랐다"고 했다.
중국에서 몇 년 전만 해도 종종 알렉산더홍기가무단 등이 찾아와 공연을 벌이는 이 춤은 1951년 난징시 대회당에서 공연됐던 바 있다고 알려진다. 당시 공연은 소련의 홍군가무단이 맡았다.
이 중국 매체는 '초원의 영웅 작은 자매(草原英雄小姐妹)'라는 혁명가무극이 언급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가무극은 "1964년 몽고족 소녀 용매와 왕영이 생산대에서 양을 방목할 때 폭설을 만났음에도 생산대에 손실을 가져다주지 않기 위해 끝까지 양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묘사했다. 이들은 몸을 녹이기 위해 춤을 추었고 결국은 몸이 얼어 눈 위에 쓰러지는 결말이었다"고 회상됐다.
한편 매체는 이에 대해 전문가에 문의해 이러한 시각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다.
장쑤성 난징예술학원 무도학원의 류퉁춘 원장은 그에 "그 가무극을 각색해 1975년 베이징영화제작창에서 '초원의 아들딸(草原兒女)'이란 영상극을 만들었는데, 그때도 말춤 동작이 나왔다"면서 "이 각색극에서는 사람들이 생산대에서 일하다 폭설을 만난 용매와 왕영을 찾고 있던 차에 두 자매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소개했다.
류 원장은 "몽고족의 민간 가무 속에서는 대체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말춤의 동작이 있다"고 덧붙이면서 "그들은 말을 달리고, 말을 기르고, 말을 다루는 데 능숙해서 말이라는 동물을 빌려 특정한 정감을 표현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싸이의 말춤과 같지는 않다"고 평했다.
중국 구이저우 매체는 종합하면서 "혁명가무란 것이 너무 오래 전이고 이미 잊혀진 것이라 근거를 더욱 찾기 어렵다"면서도 "말을 잘 다루는 몽고족이 채찍을 휘두르는 동작이나, 두 손목을 교차해 말을 채찍질하는 동작 등을 싸이의 말춤과 유사한 것으로 연상했을 수 있다"고 해설했다.
한편, 싸이를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시킨 말춤과 '강남스타일'은 중국에서도 광범한 인기를 얻으며 한중 관계의 소통에도 크게 공헌했다는 평을 받는다.
'강남스타일'은 교조적인 홍색 문화를 감정적으로 원치 않는 젊은 층과 경쾌한 현대 대중문화에 익숙한 화이트칼라 층을 중심으로 중국 인터넷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낸 작품이다.
[사진=중국 노인의 편지를 소개한 윈구이여유지리망. 홍기가무단의 러시아 말칼춤, '초원의 아들딸'과 몽고족 '목마춤']
이용욱 특파원 heibao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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