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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라스트 스탠드'로 미국에 진출한 김지운 감독이 한국과 서로 다른 작업 환경 속에서 굴욕 아닌 굴욕을 겪은 사연을 고백했다.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영화 '라스트 스탠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국내에서 영화를 첫 공개한 김지운 감독은 "감독에게 할리우드는 썩 좋은 곳만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해외진출시 겪은 고충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다 이야기 하자면 책 한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조감독 시스템은 감독이 가진 비전이나 미학적 견해를 최대한 영화 안으로 끌어들이기 편하게 서포트하는 사람들인데 미국의 조감독이 가장 잘 해야하는 일은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다"며 "어떤 면에서 합리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가족처럼 다 같이 고민하는 편인데 여기는 저스트(JUST) 일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스태프 노조들의 권한이 워낙 강해서 어떤 장면을 찍다 나도 배우도 뭔가 열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조금만 더 가면 나올 것 같은 느낌들이 올 때가 있는데 조감독이 와서 점심시간이라고 딱 자른다. 그때 싸늘하게 식는 창작의 의욕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김지운 감독은 "이런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른 것들을 우선순위에 놓는다면, 예를 들어 어떤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던가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장르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던가가 우선이라면 그런 과정은 극복돼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지운 감독은 "중반 이후에는 그 시스템에 적응되면서 합리적이라고도 생각했다. 배우나 스태프들이나 감독이나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작업할 때 베스트가 된다는 컨디션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12시간만 찍어야 하니까 우리보다 하루 회차가 적다.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두 번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임기를 마치고 스크린으로 컴백하는 작품으로 미국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 그리고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혈투를 그린 영화로, 21일 개봉된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왼)와 김지운 감독.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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