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윤석민과 호흡을 맞출 것인가.
WBC 대표팀이 대만 도류구장에서 본격적으로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들은 몸이 힘들어지고, 코칭스태프들은 머리가 아픈 시기다. 류중일 감독은 수비 훈련에 동참하기도 했으나 머리 속으론 마운드 운영 구상에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국제대회 성패를 가르는 마운드 운영. 투구수 제한까지 있는 WBC. 류 감독의 운영의 묘가 한국야구 명운을 가를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WBC는 선발투수들의 혹사를 막기 위한 장치가 잘 돼 있다. 선발투수 다음에 나오는 사실상의 +1 선발 그리고 불펜 투수들의 전략적 기용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발투수들의 몫이 없어지진 않는다. 가장 첫번째에 나온다.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정해진 투구수 내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경우 다음 경기 마운드 운용까지 수월해진다.
이번 대회 선발투수 후보로는 윤석민, 서재응, 장원삼, 송승준, 노경은, 윤희상, 장원준 등이 꼽힌다.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1 선발투수들의 중요성을 파악한 KBO 기술위원회가 잦은 멤버 교체 속에서도 최대한 선발투수들을 발탁했다. 이 중에서 에이스는 사실상 윤석민이 맡을 전망이다. 지난해 주춤하긴 했어도 그동안 국제대회서 보여준 성과와 경험, 구위 등 모든 면을 종합했을 때 윤석민만한 확실한 선발감은 없다.
그렇다면, 윤석민과 짝을 이룰 투펀치가 관심사다. 대표팀 선수들은 1라운드 호적수를 대만으로 꼽았으나 네덜란드와 호주전 선발투수도 중요하다. 두 경기서 정해진 65구 내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4~5회 이상을 넘기는 게 쉽지 않아 보여도 최대한 끌어줘야 다음에 나오는 불펜 투수들의 운용이 편해진다. 일본, 쿠바 등 강호와 마주칠 2라운드서 투펀치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2라운드는 투구수도 80개로 늘어난다.
아무래도 국제대회 경험과 구위 면에서 서재응, 장원삼, 송승준으로 2선발, 즉 투펀치 후보군이 좁혀진다. 서재응은 지난해 막판 4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9승 8패 평균자책점 2.59로 좋은 활약을 했다. 대만으로 향할 당시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라이브 피칭 1회 포함 4차례 피칭을 했다. 몸 상태는 75~80%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006년 WBC서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64의 눈부신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관록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 있는 투구가 기대된다.
장원삼은 지난해 맹활약했다. 17승 6패 평균자책점 3.55로 골든글러버가 됐다. 역대 국제대회서도 19경기서 5승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동안 야구월드컵, 아시안게임, 베이징올림픽, 2회 WBC 참가 등 숱한 국제대회 경험 속에서도 거의 주축 선발로 뛰어본 기억이 없었다. 장원삼은 이번이야 말로 자신의 기량을 한껏 과시할 기회다.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 좌완 빅3가 빠진 이번 대회서 가장 확실한 왼손선발이다.
송승준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7승 11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한 그는 패수가 많았으나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구위가 살아났다. 국제대회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 1승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그동안 좌완 빅3 등에게 밀려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는 않았으나 포크볼과 커브의 품질은 단연 숨은 고수라 할만 하다. 컨디션만 좋다면 투펀치로 손색이 없다.
이밖에 지난해 경찰청서 주축선발로 뛰었고, 2007년 대만 야구월드컵서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던 장원준이나 지난해 두산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2009년 야구월드컵서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던 노경은도 대기 중이다. 이들 역시 컨디션만 좋다면 깜짝 선발 등판이 언제든 가능하다. 다만, 류 감독이 이들과 차우찬, 윤희상 등을 사실상 +1선발, 즉 롱릴리프 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펀치 중용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민(위), 서재응(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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