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트레이드요? 생각 자체를 안 했죠.”
구리 KDB생명. 올 시즌 안산 신한은행의 대항마로 꼽혔다. 이옥자 감독을 영입해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선수들의 줄부상과 외국인선수의 부상 및 교체. 홍역을 톡톡히 겪었다. 개막전서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춘천 우리은행은 어느덧 정규시즌 우승에 근접해가고 있다.
대신 KDB생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이옥자 감독과 이문규 코치의 역할을 바꾸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희한한 조치를 취하며 분위기 다지기에 나섰다. 올스타브레이크에 단행했던 신한은행과의 3대3 트레이드로 확실히 전력은 좋아진 상황. 일각에선 “좀 더 빨리 트레이드를 했더라면”하는 아쉬움도 제기한다.
이문규 코치는 15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구단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트레이드는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라고 털어놨다. 이 코치는 “시즌 중 7연패가 너무 컸다. 용병도 다치고, 교체됐고, 신정자는 코뼈를 다쳤다. 이경은도 몸이 좋지 않았다. 주전 라인업은 탄탄했으나 사실 백업 멤버들은 그리 풍족하지 못했다”라며 올 시즌을 뒤돌아봤다.
이 코치는 “트레이드라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상대도, 우리도 어느정도 손해를 볼 건 봐야 한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진행이 됐다. 조율을 하다 보니 판이 커졌다”라고 회상했다. 어쨌든 KDB생명은 트레이드 이후 분위기를 일신했다. KB전서 패배하며 이 감독과 이 코치의 역할이 바뀌었으나 확실히 전력 자체는 좋아졌다. 최하위지만, 멤버는 6개 구단 중 가장 좋다. 뒤늦게나마 좋은 전력을 만든 것.
하지만, 이 코치는 트레이드의 어려움을 지켜봤기 때문에 더 빨리 거래를 했으면 하는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팀에 우리은행 출신이 많다. 연화와 영숙이도 우리은행에 있다가 왔다. 정자하곤 국가대표팀에서도 같이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빨리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조직력이 뻑뻑해져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신한은행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 코치는 그저 잔여 경기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11승 20패. 4위 KB와 2경기 차이가 나는 상황. 잔여 경기를 모두 이기고 KB가 패배하기랄 바란다. 이 코치는 “상대는 티나가 없어서 부담 없이 할 것이다. 반면 외국인선수가 빠진 팀을 상대로는 이겨야 본전이다. 어쨌든 우린 무조건 이겨야 한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확률농구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 코치의 걱정대로 결과가 나왔다. 티나 없는 우리은행은 독이 바짝 올라있었다. 1~2라운드 때의 패기와 열정이 묻어났다. 반면 KDB생명은 초반부터 꼬였다. 상대의 압박수비에 연이어 턴오버를 범하며 점수를 내주자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기울어졌다. KDB생명은 결국 2연패에 빠졌다. 4강 플레이오프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문규 코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