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조인식 기자] 류택현(42·LG 트윈스)은 이번 시즌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다. 오랜 시간 프로에서 생활한 만큼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스프링 캠프도 이제는 홈처럼 익숙하다.
새 시즌을 앞둔 LG의 스프링 캠프가 한창인 오키나와에서 류택현을 만날 수 있었다. 류택현은 LG의 홈인 이시카와구장에서 한화와의 연습경기가 있던 18일 경기에 출전하는 조에서 제외되어 등판하지 않고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미 오전에 40여 개의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였다. 류택현은 경기를 보는 내내 옆에 있던 투수 신동훈에게 상황별 타자 상대 요령에 대한 조언을 건네고 있었다.
열악한 현지 인터넷 사정으로 인해 휴대전화의 인터넷 망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던 기자를 본 류택현은 "요즘은 정말 편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운을 뗐다. 긴 세월이 흐르며 스프링캠프 풍경도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류택현은 "예전에는 캠프에 갈 때 장조림이나 오징어포 같은 밑반찬들은 미리 챙겨서 갖고 다녔다. 노트북도 없고 인터넷도 없어서 휴식할 때 현지에 있는 한인들에게 1달러씩 주고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것이 전부였다"고 말을 이었다.
OB 베어스에 몸담고 있던 1996년, 류택현은 OB의 플로리다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류택현은 "당시 OB가 전년도(1995년)에 우승을 해서 플로리다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땐 삐삐를 쓰고 있었는데, 숙소에서 새로 뭔가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버튼을 계속 누르다 보니 금액이 엄청나게 올라간 적도 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류택현이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고 계속 프로에 머무는 동안, 한국 야구의 위상도 몰라볼 정도로 변했다. "예전엔 일본 팀들이 경기를 같이 해주지도 않았다. 우리가 어렸을 땐 요미우리 같은 팀과 연습경기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는 것이 류택현의 말이다.
류택현의 말처럼 모든 것이 변했다. 하지만 류택현이 기억하는 스프링캠프 풍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다가올 시즌에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는 류택현 자신의 모습이다. 삐삐에서 스마트폰까지, 이 모든 시대적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류택현은 여전히 마운드 위에 있다.
[류택현.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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