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조인식 기자] 목표는 200도루다. 그 중 절반은 테이블 세터에게 기대를 건다.
KIA 타이거즈가 스피드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KIA는 이번 시즌 팀 목표 도루를 200개로 잡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20일 라쿠텐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김원섭이나 김선빈까지 잘 해준다면 도루 200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도루 200개라는 목표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KIA는 지난해 팀 도루 132개로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당 1개 수준이다. 70개 가까이 늘려야 200도루를 뛰어넘을 수 있는데,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김주찬이 라인업에 추가되었다고 해도 근접하기 힘든 수치다. 선 감독의 말은 희망도 반쯤 섞인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선 감독은 "문제는 출루율이다. 이용규가 지난 시즌에 44개를 했는데, 출루율을 높인다면 50개, 김주찬과 합하면 100개도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용규의 출루율은 .377로 테이블세터 가운데 높은 편에 속했다. 44개의 도루도 커리어 하이였다. 지금보다 더 높은 출루율과 5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이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김주찬이 있기 때문이다. 김주찬은 지난 2010년 이대형(LG)과 시즌 막판까지 도루왕 경쟁을 벌이며 6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무릎 상태가 예전 같지는 않아 다시 60개 이상의 도루를 해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도루에 탄력이 붙으면 1경기에 2,3개씩 성공시킬 수 있는 폭발력은 여전하다. 현실적으로 봐도 이용규와 함께 80도루 정도는 합작할 수 있다.
여기에 선 감독이 직접 이름을 거론한 김원섭과 김선빈이 있다. 지난해 12차례 도루 시도 중 8번만 성공한 김원섭이 두 자릿수 도루로 올라서면 팀 전체 스피드도 상승효과를 받을 수 있다. 이미 30도루를 기록한 김선빈은 자신의 첫 3할을 달성하게 되면 도루도 40개를 노려볼 수 있는 스피드와 센스를 갖췄다. 생애 처음으로 20도루를 기록한 안치홍도 30도루에 도전할 후보다.
200도루는 이 모든 가정들이 긍정적으로 흘러야만 이룰 수 있는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진이 선 감독의 바람대로 100도루를 만들어낸다면, 200도루도 꿈은 아니다. 결국 선 감독이 내놓은 200도루 목표 속에는 테이블 세터만 가지고도 세 자릿수 도루를 돌파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한 이용규 대신 최근 연습경기에서 1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주찬의 각오는 대단하다. 김주찬은 "다치지 않고 뛴다면 (이용규와 함께)100도루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본다. 둘이 100개를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해 팀의 2번타자로 나설 김주찬.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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