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농구여왕 쟁탈전, 흥미진진하다.
춘천 우리은행이 21일 청주에서 청주 KB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승리할 경우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다. 승리하지 못할 경우 23일 안산 신한은행이 구리 KDB생명에 패배하거나 24일 맞대결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에 직면한다. 사실 여유있게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최근 행보가 너무 좋지 않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승 5패. 그 사이 신한은행은 소리 소문 없이 5연승하며 우리은행을 1경기 차로 쫓아왔다.
▲ 24일 운명의 맞대결까지 간다면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마음을 비웠다. 우리은행이 21일 끝낼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우리은행이 승리할 경우 더 이상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변수가 많다. 17일 하나외환에 패배한 우리은행은 이날 특급 외국인선수 티나 탐슨이 합류한다. 확실히 전력은 강해질 전망이다.
KB는 서동철 신임감독의 데뷔전이다. 선수들의 승부욕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주전센터 정선화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 쉽게 예측을 하기가 힘들다. 장기인 변연하-강아정 외곽포만 터진다면 우리은행으로서도 쉽게 이기지 못할 상대인 건 확실하다. 올 시즌 상대전적서는 4승 2패로 우리은행의 우세다.
만약 이날 우리은행이 패배하면서 정규시즌 우승을 또다시 확정짓지 못한다면, 그리고 신한은행이 23일 KDB생명을 잡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두 팀은 24일 안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운명의 맞대결을 치른다. 정규시즌 최종전 단 1경기로 정규시즌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갈린다. 단 1경기에 챔피언결정전 직행티켓이 갈리는 단두대 매치. 일각에선 “그렇게 되면 그날 안산에 대한민국 농구기자가 모두 모일 것”이는 말도 들린다.
대다수 관계자는 “만약 마지막 경기까지 가면 신한은행이 우세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3대 3 트레이드 후 조직력이 갖춰진 신한은행의 최근 경기력이 우리은행보다 좋은데다 시즌 막판 기세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경기장소가 신한은행의 홈인 안산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임 감독도 “마지막까지 가면 재미는 있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했다. 반면 위성우 감독은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라고 손사래를 친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심리 차이다.
▲ 농구여왕 쟁탈전은 이제 시작
정규시즌이 끝이 아니다. 두 팀은 포스트시즌서도 우승을 놓고 뜨거운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정규시즌 우승팀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상황.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챔피언결정전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그건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는 입장이고,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고 해도 2경기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면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확실히 큰 경기서는 신한은행이 자신이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조은주, 곽주영이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으나 티나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WKBL 최정상급 개인기와 운동능력을 보유한 티나를 막아서지 못할 경우 포스트시즌 향방은 또 한번 휘청거릴 수 있다. 우리은행이 21일 혹은 23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더라도 24일 두 팀의 최종 맞대결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위 감독은 “눈 앞의 1경기만 보고 간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포스트시즌 구상에 들어가지 않았을 리 없다. 임 감독은 이미 트레이드를 단행했을 때부터 포스트시즌 체제로 돌입했다. 두 팀의 행보를 단순히 정규시즌 우승에만 포인트를 둬선 안 된다.
지난 6년간 장기집권했던 신한 왕조를 우리은행이 포스트시즌서 저지할 경우 한국여자농구 패러다임은 우리은행의 조직력 농구로 바뀔 것이다. 반대로 신한은행이 정규시즌을 놓친 뒤 챔피언결정전서 우승하면 새로운 의미의 신한 왕조가 구축될 것이다.
분명한 건 두 팀이 서로를 견제하며 여자농구 패러다임 및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한국여자농구를 살찌우는 길이기도 하다. 숫자, 순위를 떠나서 두 팀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농구여왕 쟁탈전은 여기서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우리은행-신한은행 맞대결.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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