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심 또 고심이다.
류중일호가 19~20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NC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1승 1패. 내용이 중요하다. 마운드는 합격점이다. 첫 경기서 선발 윤석민이 3이닝 무실점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오승환과 정대현의 뒷문도 탄탄했다. 두번째 경기선 장원삼이 2이닝 1비자책점을 기록한 뒤 송승준, 노경은, 장원준이 릴레이 무실점 호투를 했다. 유원상이 1점을 내줬으나 역시 나쁘지 않았다.
류 감독이 윤석민과 장원삼을 나란히 선발로 낸 걸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두 사람이 원투펀치에 가깝다는 의미다. 가장 첫번째 투수로 나선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해도 두 사람을 주축선발로 사용하지 않겠다면, 애당초 선발로 낼 이유도 없었다. 그 밖의 투수들은 대부분 소속팀 보직에 맞춰서 나왔다.
뒷문은 오승환과 정대현이 지킬 게 확실하다. 선발진엔 윤석민, 장원삼 외에 추가로 1~2명이 들어가고 나머지 요원들은 롱릴리프 대기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결국 오승환-정대현 앞에 나오는 셋업맨 요원들. 포스트시즌서는 구위가 좋고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승부처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투구수 규정이 있는 WBC에선 투수들을 고루 활용해야 서로 휴식 및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 모든 투수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잔여 연습경기서도 고루 이닝을 분배할 전망이다. 그만큼 예민한 작업이다.
마운드보다 큰 문제는 타선이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 류중일 감독이 마음을 놓지 않는 부분이다. 대표팀은 김경문 감독의 양해 속에 2경기 모두 선발라인업에 지명타자 2인포함 10명의 타자를 내세웠다. 이틀 연속 라인업은 달랐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기 위한 조치. 첫날 정근우-손아섭-이승엽-이대호-김태균-김현수-최정-강민호-강정호-전준우였고, 둘째날엔 이용규-정근우-이승엽-이대호-김태균-김현수-최정-손아섭-진갑용이었다.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하위타선 모두 점검한 결과 중심타선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첫날 1안타에 이어 둘째날 2안타에 그쳤다. 둘째날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손아섭이 3안타를 때리며 득점 물꼬를 텄으나 대량득점으로 마운드를 편하게 해주려면 중심타선 폭발이 필요하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국제대회서 중심타선의 한방이 나왔을 때 경기를 편하게 풀어갔다. 테이블세터는 정근우-이용규 톱타자 경쟁 외에도 타격감이 좋은 손아섭의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23일과 24일 또 다시 NC와 2연전을 갖는다. 여기서 최적의 황금분할을 완성해야 한다. 최종엔트리에 든 28인의 활용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개개인의 컨디션 조율과 역할분담이 명확해야 대회 준비도 수월해진다. 27일과 28일 대만 군인, 실업올스타와의 공식 연습경기는 모든 국가와 미디어에 공개되는 만큼 실험이 아닌 사실상 WBC모드로 치러야 한다. 역할 황금분할의 기회는 단 2경기뿐이다.
류 감독은 21일 도류구장에서 전지훈련 중인 28인을 그대로 최종엔트리에 등록했다. 윤희상의 부상 및 교체 해프닝이 있었으나 정상적으로 불펜피칭을 했고, 모두 안고 가기로 했다. 고생한 선수들을 이제 와서 약간의 부상 혹은 부진을 이유로 바꾸는 건 조직을 중시하는 류 감독의 성향과 맞지 않았다. 또 모든 선수가 류 감독의 의도를 알고 강훈련을 따라와주면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최상으로 올라왔고, 조직의 화합도 극대화됐다.
이번 WBC 대표팀은 7차례 멤버교체가 일어났다. 홍역이 심했다. 류 감독은 처음부터 선택했던, 그리고 나중에 선택했던 이들 모두 끌어안았다. 모두 승리의 디딤돌로 활용하고자 한다. 지금은 그 조각들을 하나 하나 승리퍼즐에 끼워 맞추는 과정이다.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한국의 3회 연속 4강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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