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조인식 기자]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빠르게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30)에게 이번 시즌은 어쩌면 지난 시즌만큼이나 적응하지 쉽지 않은 시즌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해본 적이 없는 마무리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앤서니는 지난해 주로 선발로 뛰어 세이브가 1개밖에 없었지만, 선동열 감독에 의해 마무리로 낙점을 받았다. 김진우가 아직 실전 피칭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고, 새롭게 마무리를 맡길 선수에게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팀의 새 마무리는 앤서니로 결정됐다. 그간 선 감독은 앤서니의 배짱이 아쉽다고 줄곧 말해왔지만, "구위와 수비, 퀵 모션은 마무리로 쓰기에도 괜찮다"는 말로 팀의 새 마무리 선택 배경을 밝혔다.
앤서니는 선 감독이 열거한 장점 외에도 일반적인 투수들보다 한 가지 무기가 더 있다. 바로 적응력이다. 앤서니는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한국 음식과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완벽하게 적응했고, 팀 안팎의 많은 이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원만한 성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 앤서니가 부진했을 때도 앤서니의 친화력에는 만족감을 표시하며 웃곤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리낌이 적은 앤서니는 개고기나 홍어 외국인들라면 꺼릴법도 한 한국 음식들도 이미 맛봤다. "홍어는 냄새가 좀 났지만 개고기는 맛이 좋은 편이었다. 마치 소고기 같았다"는 것이 앤서니의 말이다.
낯선 음식에 적응하는 것과 같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마무리로 나서는 것이 긴장되지는 않냐고 묻자 앤서니는 "전혀 없지는 않다"면서도 "흥미롭다. 더 많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이미 투수코치님과도 (마무리 보직에 대해)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는 말로 긍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하지만 설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앤서니는 라쿠텐과의 21일 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첫 세이브 상황에서 세이브를 성공시켰지만, 앞서 가졌던 2번의 등판에서 2경기 연속 무실점 했던 것과 비교해 내용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드러났듯, 불펜은 팀 승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특히 선발이 강한 KIA의 경우 불펜이 지켜야 할 승리가 더 많고, 이에 따라 앤서니의 중요성도 커졌다. 역할은 다르지만 중요성만큼은 지난해 못지않은 앤서니의 행보에 KIA의 이번 시즌 성적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라쿠텐을 상대로 피칭 중인 앤서니.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