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정규시즌 MVP가 관심거리다.
춘천 우리은행이 7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제 여자프로농구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포스트시즌과 함께 정규시즌 MVP 향방에 쏠린다. 현 시점에서 정규시즌 MVP 유력 후보로는 우리은행 임영희가 첫 손에 꼽힌다. 이밖에 외국인선수제도 재도입 초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삼성생명 엠버 해리스, 하위권 팀 성적에도 고군분투한 KDB생명 신정자 등이 후보로 꼽힌다.
지난 네 시즌 연속 최하위를 차지했던 우리은행의 돌풍이 워낙 거셌다.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우승은 임영희와 티나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임영희는 34경기서 15.6점 5.3리바운드 3.4어시스트, 티나는 21경기서 21.6점 1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두 사람은 팀의 주득점원 노릇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 위주의 우리은행을 실질적으로 이끈 두 축이었다.
▲ 티나는 정규시즌 MVP 불가능하다
그런데 티나는 정규시즌 MVP가 불가능하다. WKBL 규정 제35조 표창 부문의 경기시상을 살펴보면 소속팀 경기의 3분의 2이상 출전해야 정규시즌 MVP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22일 현재 우리은행은 34경기를 치렀다. 21경기에 출전한 티나는 3분의 2이상인 23경기를 채우지 못했다. 티나가 24일 안산 신한은행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출전하더라도 총 22경기 출전에 그친다. 올 시즌 여자농구 정규시즌 35경기의 3분의 2인 24경기에 미달되기 때문에 정규시즌 MVP 후보에 오를 수 없다.
WKBL이 이런 규정을 만든 건 그만큼 대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티나가 정상적으로 경기에 참가했다면 충분히 정규시즌 MVP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NBA 올스타전 행사 참가 관계로 15일 구리 KDB생명전과 17일 부천 하나외환전에 연이어 결장했다. 이 때문에 티나는 각종 개인기록 순위에서도 갑자기 빠졌다. 참고로 티나는 NBA 올스타전 행사 참가가 확정된 상태에서 2경기 결장 조건으로 우리은행과 계약했다. 한국무대 첫 MVP에 선정될 기회를 놓쳤다.
▲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 강력추천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를 강력 추천한다. 위 감독은 최근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MVP 관련 질문을 받자 잠시 머뭇거린 뒤 “임영희”라고 했다. “국내선수 중 맏언니로서 가장 고생했다”는 게 이유다.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이후에도 위 감독은 가장 먼저 임영희를 언급했다. 티나 역시 해결사로서 우리은행을 이끌었으나 임영희는 1~2라운드에 외국인선수가 없을 때부터 팀의 선두를 이끈 일등공신이라는 설명이다.
작년 여름 후배들과 함께 강훈련을 견뎌내고, 후배들을 격려했던 선수 역시 임영희였다. 임영희는 “훈련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로 설명하면 모를 것이다. 차라리 다쳐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회상했다. 위 감독도 “영희가 가장 잘 해줬다. 나이도 많은 데 군소리 없이 훈련을 해줬다. 무릎이 조금 좋지도 않은데 전혀 티를 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고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훈련에서 빠지면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34세의 베테랑 임영희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위 감독의 강훈련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임영희는 “정규시즌 우승을 한 건 위 감독님의 지도력 덕분이었다”고 겸손함을 표시했다. 이쯤 되면 이심전심이다.
실제로 임영희는 34세의 나이에 실력이 만개했다는 평가다. 신세계 시절만 해도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에 토종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원 드리블 후 곧바로 솟구쳐 올라가서 던지는 중거리슛은 수비수가 알고도 막지 못하는 임영희만의 전매특허가 됐다. 여전히 기복이 있어도 팀 공헌도에선 임영희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
임영희는 WKBL이 산정하는 공헌도에서 929.10으로 신정자, 한채진(이상 KDB생명)에 이어 당당히 3위다. 득점 5위, 어시스트 6위, 3점슛 성공률 1위(38.6%)에 출전 시간에서도 37분 45초로 4위다. 정규시즌 MVP 후보로 손색 없다. 여자프로농구 MVP는 챔피언결정전 이후 시상식에서 결정된다. 일단 위 감독은 임영희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임영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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