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몽니에 확실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대만에서 전지훈련 중인 NC가 21일 도류구장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몸까지 다 풀어놓고 돌연 쿠바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가 취소된 것이다. 알고보니 쿠바의 몽니였다. 쿠바는 자국리그에서 쓰던 공으로 경기를 치르자고 했고, KBO 공인구로 경기를 치르면 되는 N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원래 국가-국가, 국가-클럽 등 소속 단체가 다른 팀간의 연습경기서는 투수가 자신들의 공인구로 경기를 치르는 게 관례였다. 즉 NC 투수들은 KBO 공인구로, 쿠바 투수들은 쿠바 공인구로 공을 던지고 타자들이 공격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쿠바는 경기 직전 NC에 무리한 요구를 했고, NC는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쿠바가 왜 갑자기 상식 밖의 요구를 했는지에 대해선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전력노출에 대한 우려, 혹은 내부사정일 것이란 현지의 추측만 무성하다.
▲ WBC 황당사건, 이게 도대체 무슨 일?
같은 장소에서 전지훈련 중인 류중일호로선 남의 일이 아니다. 알고 보면 WBC에서도 심심찮게 황당사건이 벌어졌다. 아직 대회가 2006년, 2009년 2차례 밖에 진행되지 않아 완벽한 체계가 갖춰진 건 아니다. 참가국 수, 예선 방식 및 일정을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고 바뀌어왔다. 근본적으로 WBCI.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직위원회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의 편의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대회 방식, 판정에서 어드벤티지를 받았다는 평가다. 1회 대회만 해도 미국 현지에서 심판들의 미국 편 들기가 도마에 올랐다.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 홈런-2루타 등 기본적인 판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또 1~2회 대회 예선서는 강호들을 철저히 피해왔다. 이번 3회 대회도 쿠바가 아시아라운드인 A조에 들어와 논란이 일었다. 류중일 감독도 몇 차례나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이 예선서 강호들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별 다른 대답이 없었다.
▲ 류중일호도 예외 없다, 멘탈붕괴되면 우리만 손해
WBC는 여전히 알게 모르게 미국 어드벤티지가 적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끊임없이 자국에 유리하게 대회를 치르려고 한다. 일종의 미국발 몽니다. 이번 대회서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류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혹시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올라갈 경우 미국을 만날 수 있다. 장소는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 판정의 불리함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대표팀도 이미 황당한 일을 한 차례 겪었다. 지난 19일 NC와의 연습경기는 외부에 공개할 의무가 없었고, 실제로 류 감독은 KBO에 부탁해 경기장 출입구 봉쇄를 부탁했으나 대만 관계자들이 슬그머니 심판실에 잠입해 스톱워치를 켜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바 있다. 추후 공식 사과를 받았으나 유쾌한 일은 분명히 아니었다.
대만이 1라운드서 또 한번 몽니를 부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기본적인 스트라이크-볼 판정부터 각종 텃세를 부릴 수 있다. 야구라는 게 의혹을 제기하면 끝이 없다. 대표팀은 황당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1라운드서 만나는 대만을 비롯한 네덜란드, 호주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자칫 경기 초반 우리의 뜻대로 풀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홈팀의 몽니 혹은 황당한 사건을 겪을 경우 승패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선수들이 멘탈붕괴가 되면 우리만 손해다.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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