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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박찬욱 감독이 또 하나의 셀프 대표작을 만들어 냈다. 바로 자신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다.
영화 현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지만 촬영 초반 생경한 할리우드 시스템에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박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우리나라는 한 테이크를 찍으면 다 같이 보는데 할리우드는 현장 편집이라는 개념조차 없더라. 그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못하니까 좀 불안했다. 정확하게 잘 찍히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 다시 볼 시간이 있으면 한 번 더 찍자는 것”이라며 “현장 편집은 꿈도 못 꾸는 일이었다. 그래서 불안한 상태에서 찍다 생각해 보니 내가 데뷔할 때도 이런 상황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편집은 들어본 적도 없었고, 현장에 모니터도 없었다. 촬영감독이 뷰파인더로 보는 것 말고는 화면을 볼 수 있는 게 없었다. 심지어 신인 감독에게는 뷰파인더도 안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가 데뷔하는 기분을 느끼며 촬영할 수 있었다, 실제 ‘스토커’가 할리우드 데뷔작이니 데뷔하는 느낌이라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닐 터.
박 감독은 “데뷔작 만들 때 현장 상황을 설명한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도 데뷔하는 기분이 들었다. 첫 영어 영화라는 점도 있고”라며 “사실 ‘박쥐’를 끝냈을 때가 나에게 전환이 필요한 시기였다. 10년을 구상한 영화가 끝나니까 한 챕터가 정리된 기분이 들었다. 그 영화는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만큼 한 영화였다. 다음에 뭘 해야 하나 텅 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 영어 영화를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도 한 작품을 더 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 후 왔다 갔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커'는 18살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낸 스릴러 영화다. 리들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하고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 썼다.
영화 홍보차 내한한 미아 바시코브스카 외에도 니콜 키드먼, 매튜 구드, 더모트 멀로니, 재키 위버, 알덴 에린라이크, 루카스 틸 등이 출연했다. 오는 28일 전세계 최초 개봉.
[박찬욱 감독.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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