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가 야속하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는 두산, 롯데, NC를 제외한 국내 6개 프로팀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상태다. 대부분 내달 초까지 훈련을 이어간다. 한화를 제외한 5팀은 다른 곳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오키나와에 넘어왔다. 이동거리와 시차에서 오는 피곤함을 감수하고 오키나와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연습상대가 많고 경기장 시설이 잘 돼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에는 차탄, 고친다, 나고, 아카마, 요미탄, 이시카와, 구시가와 등 수많은 야구장이 있다. 야구를 번듯하게 치를 수 있는 경기장부터 전지훈련만을 위해 지어진 전용 연습장도 있다. 강진베이스볼파크, 경산볼파크 정도를 빼놓곤 야구전용 훈련장이 드문 한국과는 인프라의 차이가 크다.
오키나와는 아열대성 기후를 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 22일 최저온도는 15도였고, 최고온도는 22도였다. 23일은 최고온도가 19도로 내려갈 예정. 야구를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온이다. 서늘한 바람도 불고 열을 내면 땀이 날 수도 있다. 시설이 좋고 날씨도 따뜻한데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이라는 지리적 이점까지. 국내 프로팀들이 일본 오키나와를 매년 찾는 이유다. 오키나와 현은 한국과 일본 프로팀들의 스프링캠프를 유치해 매년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거둬들인다.
그런데 오키나와의 가장 큰 단점이 있다. 1년 내내 비가 잦다. 소나기부터 강수량이 제법 많은 호우까지. 이것은 국내, 일본 프로팀들의 스프링캠프에 심심찮게 방해가 된다. 적게는 2~3경기에서 많게는 6~7경기 정도 오키나와리그를 치른 국내 팀들은 벌써 연습경기가 팀별 1~2경기 정도 비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2일만 해도 삼성-한화전, LG-지바 롯데전이 비로 노게임 처리됐다. 피로는 피로대로 쌓이고, 확실한 결실도 얻지 못했다.
이미 1차 스프링캠프에서 기초체력 및 전술훈련을 어느 정도 완성한 상황. 2차 캠프에선 1차 캠프에서 다져온 조직력을 실전경기를 통해 확인하고 보완해야 하는데, 비가 와서 연습경기를 할 수 없다면 훈련 성과를 확인할 길이 없다. 투수들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공을 뿌려야 한다. 타격감 유지에 방해가 되는 타자들의 피해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을 보충해도 실내에서 정식경기를 치를 순 없는 노릇이다.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에 캠프를 차린 두산과 롯데는 착실하게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아무래도 두 팀 역시 오키나와의 잦은 비를 감안해 그곳으로 갔을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국내 팀들이 스프링캠프 장소를 이원화하는 것도 오키나와에서만 머물기엔 잦은 비가 부담스럽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래서 구단 프런트들은 매년 스프링캠프 장소 선정 및 섭외에 심혈을 기울인다.
거금을 투자해 전지훈련을 치르는 프로팀 입장에선 최대한 훈련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 연습경기를 충분하게 치러 주전과 비주전을 가르고 싶고, 팀의 장, 단점을 파악하는 걸 넘어서서 내심 상대팀들의 전력도 살펴보고 싶다. 오키나와는 시설 및 이동의 편의성만 따지면 최적의 훈련장소다. 하지만, 잦은 비는 각 팀들에 야속한 불청객임이 분명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키나와에 향후 3~4일은 비 예보가 없다.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한화 덕아웃.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