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 '7번방'의 천만흥행 요인은? [천만 울린 7번방①]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의 천만 흥행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이 영화가 세운 기록들만 봐도 그러하다.

개봉 32일만에 천만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은 역대 최저의 제작비(58억원)으로 천만고지를 넘어선 영화이며, 따라서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또 코미디 물로는 사상 첫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작비와 장르만 보고서는 그 누구도 이 영화의 지금의 영광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결과론적이기는 하나, 이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를 영화계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배급사 NEW의 홍보부 박준경 부장은 "배우들"을 그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7번방의 선물' 주연 류승룡의 경우, 대세가 된 배우이며 그는 이미 작년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을 모은 바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시작으로 그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한 것이 사실. 그가 이 영화에서 6세 지능 딸바보 용구를 연기한 것은 주요한 흥행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김기천, 김정태, 박원상, 오달수, 정만식, 정진영 등 '7번방의 선물'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은 모두 호감형 배우다. 박준경 부장은 "그들 모두가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는 배우"였다고 했다. 박원상 역시도 '7번방의 선물' 흥행 요인으로 캐스팅을 꼽은 바 있다. 캐스팅이 곧 절반의 성공이었던 셈이다.

두 번째는 역시 '힐링'이었다. '각설탕', '챔프' 등 주로 따듯한 가족 영화들을 연출해오던 이환경 감독은 이번에도 '감동을 주는 따듯한 영화, 가족이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그의 철학을 고수해 관객을 웃고 울리는데 성공했다. 사실 지난 해부터 '반창꼬'나 '레 미제라블' 등 감정적 힐링이 가능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7번방의 선물'은 대한민국 힐링열풍에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준경 부장은 "관람 전에는 웃음요소에 대한 기대치가 컸다면 관람 후에는 '감동과 힐링'이라는 뜻밖의 요소를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이 영화를 통해 위로를 얻게 된 관객들의 입소문 탓이 컸다"고 분석했다. 박원상도 "극장이라는 공간은 내가 맘껏 웃어도 또 울어도 남에게 눈치보이지 않는 특별한 공간인데, 바로 그 공간에서 '7번방의 선물'은 관객을 웃고 울렸다. 상업영화로는 그 역할을 다한 셈"이라고 영화의 흥행 요인을 짚었다.

세 번째는 '절박했던 이들의 고군분투'였다. '7번방의 선물'이 흥행에 성공하자, 관계자들은 농담을 곁들여 "죽으란 법은 역시 없었다"고 말했다. 이환경 감독과 제작사 화인웍스는 사실 그간의 흥행성적이 통 좋지 못했다. '각설탕'(2006, 126만)과 '챔프'(2011,53만)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제작사도 사실상 폐업위기였었다고. 그러나 '7번방의 선물'의 뜻밖의 흥행은 이들 모두를 회생시켰다.

박준경 부장은 "모두가 절박했다"라며 "배우, 감독, 투자사, 제작사는 각자의 다른 이유로 절박했고 모두의 간절한 의지가 모여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셈"이라고 전했다. 특히나 이환경 감독은 착한 영화가 외면받는 현실이 싫다고 한탄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개봉 첫 주부터 1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이미 천만을 예상하게 했던 '7번방의 선물', 관객 뿐 아니라 이 영화를 만든 이들 모두에게 선물이 된 영화가 됐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스틸. 사진=NEW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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