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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시종일관 '한동근을 이겨라'로 진행 된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시즌3'(이하 '위탄3'), 괜찮은 걸까?
22일 경기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 된 '위탄3'의 준결승전을 통해 한동근과 박수진의 대결이라는 그랜드 파이널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제 두 사람 중 한 명은 오는 3월 1일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으로 탄생한다.
한 회 방송만을 남겨둔 지난 '위탄3'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한동근을 이겨라'로 정리할 수 있다. 방송 첫 주 국내 예선에서 '데스페라도' 무대로 큰 관심을 받으며 등장한 한동근은 시즌 내내 독주에 가까운 관심을 받았고, 생방송이 시작 된 후에도 온통 관심은 한동근에 쏠렸다. 다른 참가자들을 향한 시선도 차곡차곡 결승으로 향하는 계단을 밟아나가는 한동근을 견제할 다크호스의 등장에 관한 것이었다.
결국 열아홉 소녀 박수진은 오디션 과정에서 보여준 가파른 성장세와 남성 시청자의 지지 속에 그 다크호스로 선정 돼 결승전 무대에 이름을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박수진은 한동근에 미치지 못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박수진은 물론 한동근에게도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0년 방송됐던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시즌2'는 유난히 많은 출연자를 시즌 후 가수로 데뷔하게 하며 지금도 회자 되는 화제의 오디션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는 '슈퍼스타K 시즌2'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에 방송 된 탓도 있지만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상위라운드 진출자들이 서로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끝까지 우승자를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유지된 덕분이다.
이제 한 회만을 남겨놓은 '위탄3'에서 한동근과 박수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우승 타이틀보다 대중의 뇌리에 오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한 번의 무대다. 물론 3억 원이라는 상금은 쉽게 상상키도 힘들만큼 큰 금액이다. 하지만 이제 스물과 열여덟의 나이로 가수로의 삶에 도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은 한동근과 박수진에게 눈앞의 3억 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생 자신들의 수식어가 될 오디션 과정의 이야기와 화제성이다.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시간과 경험이 축적되며, 우승자 출신이 아니고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하이, 버스커버스커, 존박 등의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대중에 각인 된 참가자라면 굳이 프로필 란에 '우승'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아도 사람들은 강렬했던 한 번의 무대와 그 참가자에 얽힌 이야기를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실력 면에서는 지난 그 어떤 시즌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온 '위탄3'의 마지막 회에서 기억에 남을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에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대중의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마지막 순간이 될 테니 말이다.
['위탄3'의 TOP2 한동근과 박수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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