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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시청률 50%를 눈앞에 두고 있는 KBS 2TV 주말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는 주연배우 박해진과 박정아 뒤로 낯익은 인물이 눈에 띈다.
'어디서 봤을까?'하고 고민하는 사이, 그는 금세 브라운관에서 사라진다. 자세히 보니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얼굴을 알리고 2년 만에 복귀한 주아성이다.
"'내 딸 서영이'의 재희, 제 옷을 입은 것 같아요"
조선 시대 유생을 표현하던 한복을 벗고 이번에는 흰 의사 가운을 입었다. 의상으로 자신의 독특한 매력을 표현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두 인물은 분명 다르다.
'내 딸 서영이'에서 주아성은 재치있고 유능한 레지던트 2년 차 재희 역을 맡았다. 의국 내 감초 같은 역할로 이상우(박해진)와 강미경(박정아) 사이에서 든든한 후원자로 엉뚱한 구석이 많다.
"사실 초반에는 제 분량이 많지 않았는데 극을 하면서 늘어나고 있어요. 작가님이 예쁘게 봐 주셨나 봐요. 감독님도 제가 자유롭게 연기를 하게 해주세요. '내가 뭘 해야겠다'는 부담감 없이 촬영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준비는 많이 했지만요.(웃음) 레지던트라고 해서 의학드라마랑 영화도 모니터를 많이 하고 의학 용어도 많이 외우고 준비했거든요. 그런데 방송에서는 의학용어 대신 잔뜩 먹기만 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한 탓일까, 그는 이번 역할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의사라는 낯선 직업에 준비도 철저히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그의 촬영분에는 의사로서의 면모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신이 났다. 처음으로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했다.
"극중 재희가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많이 갖고 있어요. 의국 내에서 잠도 많이 자고 간식도 많이 먹고 항상 밥 타령하고 깐족대고. 은근 제 모습이 보여요. 늘 미리 캐릭터를 만들고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극중 흐름에 맞게 흘러가게 두고 있어요. 가끔 제가 튀는 행동을 하면 극의 흐름을 끊는다는 것을 이번에서야 알았거든요."
"'성균관 스캔들'은 아쉬운 작품"
자연스럽게 주아성의 이름을 건 첫 데뷔작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는 박유천, 박민영, 유아인, 송중기를 스타 대열에 올려놓은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성스'는 사극이다 보니 조선 시대 유생을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내가 알지 못하는 시대배경에 무거운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그건 아닌 것 같아'라고 하셨죠. 그때부터 멘붕(멘탈붕괴)에 빠졌어요. 제 비중이 작아서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사실 제 연기가 들쑥날쑥했어요. 무턱대고 터프하게만 보이려다가 혼쭐났죠. 과한 캐릭터 분석이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에요."
주아성은 '성균관 스캔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 캐릭터에 대해 확신이 없어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 '성스'에서 제가 NG왕이어서 '해피타임'에 NG 장면으로도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많이 아쉽고 미련이 많이 남는데 '성스'를 통해서 꼭 캐릭터를 정확하게 제대로 구축해 가야겠다는 것을 배웠어요."
"나에게 남다른 송중기"
주아성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배우로 송중기를 꼽았다. 당시 송중기도 신인이나 다름없었던 연기 경력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그런 송중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송)중기를 보면서 받은 영향이 많아요. 당시 중기도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나 다름없었는데 현장에서 자기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서서 말을 걸었어요. 원래 중기가 대찬 성격은 아닌 것 같았는데 '이 사람과 편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온 행동인 거죠. 현장이 편해지니까 연기가 편해지고 자연스러워지고. 중기도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터득한 거에요. 저도 이번에는 중기처럼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벌써 드라마가 끝나버렸네요."
그는 이제야 연기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라 꾸준히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스스로 깨달은 사실이라고도 했다.
"저도 모르게 제 목소리를 바꿔서 내고 있었어요. 멋진 모습,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꾸며서 보여주려고 했던 거죠. 매번 오디션에 떨어지는 게 당연했던 거에요. 지금이라도 안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일찍 알았더라면 지금과 조금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이제 제대로 연기를 알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20대 후반에는 '나는 뭐든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반면 지금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부터 소화하면서 차츰 늘려가는 게 나쁘지 않겠다 싶어요. 나한테 안 맞는 옷을 입어봤자 캐릭터가 살지도 않으니까요. 제 롤모델이 정재형 선배님이셨는데 상남자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어서 늘 그 캐릭터만 연구했어요. 실제로 나를 봤을 때. 약간 까불거리는 이미지인데. 이제 나를 알았으니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드릴게요."
[배우 주아성.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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