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WBC 대표팀 최종훈련이 열린 1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 훈련을 마치고 짐을 챙겨 떠나는 투수들의 얼굴에선 비장함이 가득했다. 사실 지난 6차례의 연습경기서 타자들의 떨어지는 타격감각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으나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그리고 예년보다 몸 컨디션을 일찍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는 투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더구나 투수는 타자에 비해 예민하다. 이제까지 해왔던 리듬이 달라질 경우 부상의 위험도 있다. 대표팀 투수들은 그런 우려의 시선 속에서 공인구 적응에 낯선 타자들을 상대할 방법마저 연구를 해야 한다. 대표팀 대부분 투수는 현재 시즌 중에 나오던 구속에서 최대 10km 가량 미치지 않는다. 공인구가 미끄러워서 제구도 흔들린다.
글러브 스폰서 업체를 바꿔 새로운 글러브를 갖고 나오는 대신 삼성에서 준 핑크색 글러브를 갖고 나온 차우찬은 “구위가 나오지 않는다. 스피드도 문제이고, 공이 손에 걸리는 느낌이 없다. 140km가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장원삼도 “아직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 대회 당일이 돼봐야 몸 상태가 좋아질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이 뚝 떨어진다. 스스로 불안해졌다. 예전만 해도 이 정도만큼은 아니었다”라고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조금씩 희망도 피어오르고 있다. 노경은은 “오늘은 슬라이더가 제대로 들어가더라. 구속도 140km가 넘게 들어갔다”라고 했고, 장원삼은 “어제보단 아까 불펜에서 공을 던질 때 공이 더 좋았다. 변화구가 손에 걸리는 맛이 좋았다”라고 웃었다. 차우찬도 “마운드가 한국보다 더 좋다. 구위만 끌어올리면 된다”라고 했다.
마운드 상태가 국내보다 좋다. 좀 더 무르다고 한다. 위쪽에는 약간 솟아오른 지점도 있어 활용을 잘 하는 게 중요해졌다. 또한, 포수와 백스톱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자신감이 생긴다는 말도 들렸다. 노경은은 “훨씬 더 타자가 가깝게 보인다. 승준이 형이 마운드가 좋다고 했는데 밟아보니까 정말 그렇더라”며 웃었다.
대회 시기 및 환경적인 문제, 공인구 적응 등 투수들의 컨디션 올리기에 제동을 거는 요소가 많다. 지금 류중일호 투수들은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만 해당되는 얘기도 아니다. 다른 나라 투수들도 마찬가지로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종 훈련을 마친 뒤엔 조금씩 희망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본 경기에 들어가면 더욱 잘 할 것이란 기대감과 각오도 섞여 있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할 경우 결국 투수들이 최소실점으로 막아줘야 한다. 대표팀 투수들은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B조 첫 경기부터 전력 투구할 각오다. 이젠 우려보단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대표팀 투수들 미팅장면.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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