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윤석민의 어깨가 무겁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릴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B조 첫 경기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우승을 목표로 내건 류중일호 항해의 시작을 에이스가 알리는 것이다. 윤석민의 어깨에 많은 게 달려있다. 그가 싸워야 할 상대는 네덜란드이지만, 적수와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 구속도, 제구도 100% 아닌데… 경기 어떻게 풀어갈까
윤석민을 비롯한 대표팀 투수 대부분은 “구속이 오르질 않는다. 유인구가 손에 감기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정규시즌보다 1달이나 앞서 열리는 대회. 몸 상태를 그만큼 일찍 끌어올리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롤링스사의 미끄러운 재질도 변화구 구사와 미세한 제구 잡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젠 실전. 평가전 두 차례서 2~3이닝을 소화한 윤석민이 가장 먼저 실전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보여줘야 한다.
네덜란드 타선은 과거에 비해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정교함이 가미가 됐고, 작전야구에 대한 습득력도 생겼다. 앤드류 존스, 블라디미르 발렌틴 등 장타력이 있는 타자들도 조심해야 한다. 만만한 타선이 아니다. 윤석민은 현재 직구 최고구속이 140km대 중반을 넘지 못한다. 그렇다면, 특유의 빼어난 경기운영능력이 필요하다.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 임기응변능력이 중요하다. 국제대회서 아직 단 1패도 당하지 않은 노련미가 발휘될 것인지 궁금하다.
▲ 윤석민 투구내용에 따라 1R 마운드 운용 달라진다
윤석민의 네덜란드전 투구내용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의 투구내용에 따라 대표팀의 1라운드 투수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윤석민의 투구수는 65개로 제한됐다. 어차피 6~7이닝 이상 끌고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류중일 감독은 일찌감치 총력전을 선언했다. 윤석민과 4일 호주전 선발투수를 제외하고 전원 불펜 대기다. 3일이 휴식일인만큼, 구원투수를 많이 내더라도 연투에 대한 부담이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윤석민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윤석민이 최대 4~5이닝 정도를 소화하고, 최소한의 투수만으로 네덜란드전을 마친다면, 호주전과 대만전 마운드 운용은 그만큼 더 쉬워진다. 더 많은 투수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그만큼 스타트를 잘 끊어줘야 한다.
▲ 특별한 2013년, 그를 바라보는 수 많은 시선들
윤석민의 2013년은 매우 특별하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 둘이 아니다. 대표팀에선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그가 1라운드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평가되는 대만전이 아니라 네덜란드전에 나서는 건 네덜란드의 타선이 만만찮고 첫 경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대표팀이 2라운드에 올라갈 경우 첫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2번 패배가 용납되지 않는 2라운드 첫 경기 중요성도 1라운드 첫 경기 못지 않게 중요하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막중하다. 대표팀이 1~2라운드를 넘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할 경우 준결승전, 혹은 결승전 선발도 염두에 둔 결정이다.
개인적으로도 2013년은 의미가 크다. 윤석민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그는 공공연하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국내 FA 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직행을 노린다.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국내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도 과거 국제대회 호투가 밑바탕이 됐었다. 윤석민의 투구를 수 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가 지켜볼 것이다. 투구내용이 좋다면,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다시 한번 확고하게 알릴 수 있다. 부담도 되지만, 동시에 기회인 셈이다.
윤석민은 2011년 투수 4관왕과 함께 MVP에 선정됐다. 지난해엔 명성에 2% 부족했다. 올해 야구팬들, 관계자들은 다시 윤석민을 주목한다. 네덜란드전. 특별한 2013년의 시작이다.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에이스 특명을 받은 윤석민의 어깨가 무겁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그의 숙명이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