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오대영 악몽'이 재현됐다. 그런데 이번엔 축구장이 아닌 야구장에서 '대참사'가 벌어졌다.
한국 야구가 네덜란드에 일격을 당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회 4강, 2회 준우승을 넘어 3회 대회에서는 우승을 꿈꿨던 한국. 그러나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우승은커녕 2라운드 진출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 단 1점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한국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네덜란드와의 예선전에서 0-5로 완패했다.
과거 한국 축구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0-5로 대패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축구 강호였다.
'오대영 굴욕'이 야구에도 일어날 것이라 예상한 야구인은 단 1명도 없었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무난히 첫 승을 거두고 2라운드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한국은 네덜란드에 졌고 그것도 영봉패로 졌다.
'대참사'란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만큼 이날 한국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쳤다. 상대 선발투수 마크웰에게 4이닝 동안 꽁꽁 묶였고 득점권 찬스에서도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반면 네덜란드는 유격수 안데르톤 시몬스, 3루수 잰더 보가츠를 바탕으로 한 촘촘한 내야진을 필두로 환상의 수비력을 과시하며 한국의 득점 루트를 완전히 차단했다. 네덜란드가 꼼꼼한 수비를 펼치는 사이 한국은 실책 4개를 저지르고 자멸하고 말았다.
사실 네덜란드는 얕잡아 볼 상대가 결코 아니었다. 시몬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의 주전 유격수로 뛸 선수며 보가츠는 보스턴의 유망주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통산 434홈런을 터뜨린 앤드류 존스와 지난 해 일본프로야구 홈런왕을 차지한 블라디미르 발렌티엔도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네덜란드의 전력이 완벽하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때문에 한국이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친 것은 문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0-3으로 뒤지던 7회말에 구원투수로 차우찬을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2점을 추가로 내준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WBC 규정에 따라 추후 순위 싸움에서 득실점을 놓고 최종 순위를 가릴 수도 있기에 함부로 추가 실점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오대영'이 되는 순간, 한국의 첫 승도 멀어져갔고 이제는 다른 나라들의 경기까지 챙겨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전을 치르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벤치에서 침울해 하고 있다.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