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결과보다 내용이 더 실망스러웠다.
류중일호가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WBC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결과도 충격적이지만, 경기 내용이 더욱 좋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인 네덜란드에 수모를 당했다. 4안타 4실책 무득점. 10안타 5득점한 네덜란드에 완패했다.
▲ 불안한 수비, 초반 흐름 넘겨주는 계기 됐다
수비가 너무 불안했다. 직접적으로 실점 단초를 제공하진 않았으나 내야진의 불안한 수비가 선발 윤석민을 전혀 돕지 못했다. 1회를 살펴보자. 선두타자 안드랠톤 시몬스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둔갑했다. 강정호의 악송구를 1루수 이대호가 받지 못했다.
이후 윤석민이 조나단 스쿱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후속 베르나디나 로저의 평범한 2루 땅볼이 또 다시 실책 처리됐다. 2루수 송구를 1루수 이대호가 잡았으나 발이 1루 베이스에서 떨어지는 사이 1루를 밟은 것, 그나마 후속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2루수 정근우가 재빨리 이동해 라인드라이브 처리한 뒤, 2루로 달려오던 1루주자 로저마저 아웃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7회에 불안한 수비에 끝내 발목이 잡혔다. 4점 뒤진 무사 만루 위기에서 존스의 투수 땅볼을 정대현이 잡아 홈에 아웃시킨 뒤 포수 강민호가 더블플레이 완성을 위해 1루에 송구했으나 악송구가 돼 3루주자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때 존스가 벤트 레그 슬라이딩 과정에서 강민호의 발을 살짝 걸었으나 구심은 송구방해를 선언하지 않았고, 포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8회에도 3루수 실책이 나오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실책만 4개였다.
▲ 주루미스, 팀 배팅 실종… 헛심 쓴 야수들
주루미스와 팀 배팅 실종에 적시타 부재까지. 이날 대표팀 야수들은 공격과 주루에서도 전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 1~8번 타자가 연이어 범타로 물러났다. 3회 2사 후 최정이 안타를 쳤으나 이용규 타석에서 마크웰의 투구 폼을 간파하지 못했다. 2루로 스타트를 끊다가 투구 동작을 멈추고 1루에 공을 뿌린 마크웰에 의해 런다운에 걸려 결국 2루에서 도루자 처리됐다. 상대 선발 마크웰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4회엔 1사 후 이용규의 볼넷과 김현수의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이대호가 우익수 플라이, 김현수가 1루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찬스를 날렸다. 6회엔 선두타자 최정이 안타를 쳤으나 후속 정근우가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을 놓쳤다. 5회 윤석민과 노경은이 각각 1실점한 뒤라 반격이 중요했으나 오히려 분위기가 더욱 처졌다. 7회엔 이대호의 볼넷과 김현수의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찬스에서 이진영이 내야 땅볼로, 강민호가 삼진, 대타 이승엽마저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4안타 무즉점이었다. 10안타 5득점 네덜란드에 완패했다.
▲ 어디서부터 꼬였나
전체적으로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렸다. 한국의 1998년 이후 네덜란드전 역대 성적은 3승 7패가 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10-0으로 승리했으나 이후 2009년 야구월드컵, 2010년 대륙간컵,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서 연이어 패배했었다.
방심했던 한국은 결국 WBC라는 큰 대회서 네덜란드에 제대로 일격을 당했다. 혹시 준비가 부족한 건 아니었는지, 기본이 부족한 건 아니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한국은 야구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이날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내용과 결과에서 네덜란드에 판정패를 당했다. 특히 경기 내용이 형편없었다. 류중일호는 이제 4일 호주와 5일 대만을 모두 이겨야 자력으로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2라운드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개 숙인 윤석민(위), 답답해하는 류중일 감독(아래).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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