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완패였지만, 내일을 위해 오승환까지 내보내야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2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완패였다. 이제 1라운드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에까지 몰리고 말았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우리 투수는 상대 타자가 아닌 내야수들의 실책에 흔들렸고, 타격에서는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어렵게 득점권에 주자를 진루 시킨 이닝에서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추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WBC에서 한국이 3점차 이상의 차이로 패배를 당한 것은 1회 대회 준결승 일본전(0-6 패)과 2회 대회 1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2-14, 7회 콜드 패),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 결정전(2-6 패)에 이은 4번째이며, 일본이 아닌 팀을 상대로는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은 WBC에서 강했다. 일본을 제외한 팀들을 상대로는 3점차 패배는커녕 패배 자체가 처음이다. 네덜란드전 완패는 일본 이외에 팀에게 당한 첫 패배이기도 하지만, 패배가 다음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2006년에 열린 1회 대회 준결승의 경우, 패하면 다음 경기가 없는 게임이었다. 당시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6전 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후쿠도메 고스케의 투런홈런에 무너지며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2009년 1라운드 일본전에서는 선발 김광현이 초반부터 난타를 당해 참패했지만, 다음 경기만 잘 치르면 되는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1라운드부터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이었고, 첫 경기에서 대만을 이긴 한국은 승자전에서 패했지만 중국을 꺾고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는 봉중근의 호투로 1-0으로 승리하며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한 바 있다.
이어서 열린 2라운드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조의 상위 2자리를 가져갔다.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양 팀은 순위 결정전을 통해 순위를 가리게 됐다. 두 팀이 모두 준결승 진출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고, 순위 결정전은 자존심이라는 요소를 제외하면 준결승 상대를 결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한국은 2-6으로 졌지만, 준결승에서 베네수엘라를 완파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앞선 세 번의 패배와 이번 네덜란드전 패배의 영향은 다르다. 이번에는 5점의 손실을 안고 가야한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세 팀이 동률을 이룰 경우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이 높은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지더라도 1점차 패배가 낫다.
승리가 어려워진 이후에도 대표팀은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대만이 호주를 4-1로 꺾었기 때문에 4점차 이상으로 패하면 조 최하위로 떨어지는 동시에 2승 1패를 하고도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류중일 감독은 패색이 짙었음에도 정대현, 오승환 등 불펜의 핵심 투수들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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