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비장했다. 말 없이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3일 오후 대만 타이중구장.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됐다. 2일 네덜란드전 완패의 충격.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호주, 대만전이 4일과 5일에 줄줄이 준비돼 있다. 이젠 내일이 없다. 류중일호는 총력전으로 나선다.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진지하게 1시간 30분 가량 훈련에 임했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 한번 실패하면 배울 게 많다. 이게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라고 해줬다. 어제 그렇게 경기를 끝내고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해주겠나. 아까 훈련 시작하기 전에 잠깐 말을 했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네덜란드전 패배로 경우의 수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류중일호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오로지 호주, 대만전 완승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2일 선발로 나온 윤석민을 제외하곤 50개 넘는 투구를 한 선수가 없어 4일 호주전에 모두 나설 수 있다는 것. 대표팀은 호주전서 최대한 전력 손실을 줄이고 경기를 끝내야 5일 대만전서도 총력전을 펼 수 있다.
류 감독은 “호주가 선발투수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우리 라인업이 달라질 것이다. 마운드는 윤석민을 빼곤 전원 대기다. 어제도 오승환을 굳이 내보내지 않아도 됐지만, 본인이 1~2타자를 상대하고 싶다고 해서 던지게 했다. 컨디션 점검을 했으니 내일 반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류 감독은 호주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고 했다. 그러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네덜란드도 분석을 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야구라는 게 분석한다고 해서 다 이길 것 같으면 기계랑 하면 된다. 야구는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다. 내일도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로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잠시 후 10시(이하 한국시간) 호주전 선발을 발표한다. 다시 한번 대표팀에 전운이 감돈다.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호주전마저 패배할 경우 대표팀의 2라운드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한국과 호주의 1라운드 B조 2차전은 4일 오후 7시 30분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다.
[대표팀 선수들.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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