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궁지에 몰린 한국으로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2일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충격의 영봉패(0-5)를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첫 경기 패배의 파급효과는 컸다. 호주, 대만과의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도 2라운드 진출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호주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호주에 패하면 대만을 꺾어도 2라운드 진출이 불가능하다. 이 경우 네덜란드와 호주전 승자와 이미 2승을 확보한 대만의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된다.
하지만 호주가 네덜란드에 승리하면 한국은 대만을 잡는 순간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한다. 승률은 2승1패로 같지만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대만에 지더라도 네덜란드, 호주와 나란히 1승2패로 맞물려 TQB(Team Quality Balance :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에 따라 순위를 매겨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반대로 호주가 네덜란드에 패하면 한국은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2라운드 진출이 불투명하다. 대만, 네덜란드가 모두 2승1패로 맞물려 TQB 등을 따져야 하는데 현재 한국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 8이닝만 수비하며 5점차 영봉패를 당해 TQB가 -6.25에 이른다. 반면 8이닝 공격, 9이닝 수비로 네덜란드에 8-3 승리를 거둔 대만의 TQB는 0.77이다. 한국, 대만과 모두 경기를 마친 네덜란드는 3팀간 TQB가 0으로 고정돼 있다. 대만전 홈팀인 한국은 연장전에 가지 않는 한 8이닝 공격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어 5점차 승리를 거둬야 TQB에서 다시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TQB가 같을 경우에는 '비자책이 아닌 득점/공격이닝-자책점/수비이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데 한국이 네덜란드전 5실점 중 비자책점은 1점뿐인 데 비해 네덜란드는 대만전 8실점 중 비자책점이 3점이나 되기에 역시 유리한 입장이다. 결국 한국은 대만에 최소 6점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안정적으로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는 결고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한국은 B조 최약체로 평가되는 호주를 반드시 꺾어야 하면서도 호주의 선전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얄궂은 운명에 놓여 있다.
[WBC 대표팀.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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