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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강우석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돌직구를 날릴 예정이다. '투캅스', '마누라 죽이기', '공공의 적'에서 액션과 웃음을 버무려 내며 큰 사랑을 받았던 강우석 감독은 자신의 19번째 작품 '전설의 주먹'을 통해 초심으로 회귀할 준비를 끝마쳤다.
강우석 감독의 말에 따르자면 '전설의 주먹'은 정직한 영화다.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보여줄 계획이다. 이는 영화는 물론 강우석 감독 본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주먹과 주먹이 격돌하는 싸움에도 승패와 상관없이 잘 싸웠다고 말할 수 있는 경기가 있듯 이 작품 역시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잘 싸운 작품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여기에 한국영화의 산증인이자 큰 축을 담당했던 강우석 감독 스스로 "나를 드러냈다. 여한이 없다"고 말할 정도니 개봉 전부터 궁금증이 이는 건 당연한 이치다.
강우석 감독은 "만드는 작업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영화를 고통스럽게 찍고 있었다. 그 부담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관객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내 영화를 좋아해주는 것은 재미와 유머러스한 부분 때문인데 난 자꾸 작품을 쫓으며 변신을 시도하려 하더라.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차라리 부담 없는 영화로 다시 만나자 싶어 '전설의 주먹'을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영화 '글러브' 이후 2년여 동안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영화에 대한 고민은 물론 바빠서 보지 못했던 영화와 책들을 챙겨보며 자신을 재충전했다. 현존하는 영화감독 중 임권택 감독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영화를 만들었고, 어느새 19번째 작품까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든 주인공인 만큼 잠시 동안의 멈춤은 독이 아닌 약으로 작용했다.
이어 "'전설의 주먹'은 편집을 위해서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 타이밍 계산 때문에 두어 번 모니터를 했을 뿐이다. 주변 의견을 들을 때도 '말로 해' 그러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변명할 수가 없다. 드라마 형식미, 다이얼로그, 액션 등 모두 내 생각 그대로 담겨있다. '강우석 감독이 이런 사람이었구나'라고 나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영화다"고 덧붙였다.
젊은 시절의 타협 모르던 자신으로 돌아갔고, 온전히 자신의 뜻이 투영된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었던 만큼 '전설의 주먹' 촬영장은 20년 넘게 영화를 진두지휘했던 강우석 감독에게도 유달리 행복한 현장이었다. 또 과거의 자신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강우석에 대해서도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했다.
강우석 감독은 "관객들이 날 너무 예뻐하고 좋게 봐줘서 부담스러워 (개봉 후 홍보 등에서) 발을 뺐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뛰어도 잊혀질 텐데 말이다. 이 영화를 찍으며 느낀 것이 많다. 물러날 때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영화를 찍으면 힘들어야 하는데 영화를 찍는다는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우석 감독의 19번째 작품 '전설의 주먹'은 고교시절 주먹 하나로 일대를 평정했던 세 친구가 25년 후 리얼 액션 TV쇼에서 다시 만나 그 당시 끝내지 못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며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이요원, 정웅인, 성지루, 강성진 등이 출연한다. 내달 개봉.
[강우석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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