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정말 5~6점차 승리는 현실성이 있나.
호주를 잡고 한 숨을 돌린 류중일호.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벼랑 끝에서 탈출했을 뿐이다. 한국은 5일 오후 8시 30분 대만과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에 앞서 1시 30분부터 호주와 네덜란드가 역시 B조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은 이 경기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호주가 승리해서 호주와 네덜란드가 모두 1승 2패가 될 경우 한국은 대만에 승리하면 2승 1패, B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한다. 패배해도 1승 2패가 돼 TQB를 따져서 2라운드 진출 여부를 가릴 수 있다.
▲ 대만 5~6점차 이상 잡아야 도쿄행
문제는 네덜란드가 호주를 잡는 경우다. 이럴 경우 네덜란드는 2승 1패, 호주는 3패가 된다. 이어 한국이 대만을 잡더라도 두 팀 모두 2승 1패가 돼 TQB(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를 살펴봐야 한다. 현재 네덜란드의 TQB는 0, 한국은 -0.625, 대만은 0.667이다. 한국은 최소 5점차로 대만을 잡지 못할 경우 TQB에서 대만을 앞설 방법이 없다. 5점차로 이기더라도 상대 비자책으로 인한 점수가 1점이라도 끼일 경우 역시 TQB에서 밀린다.
결국 한국이 대만에 TQB에서 확실하게 앞서려면 5~6점차 이상 승리해야 한다. 호주가 네덜란드를 잡아준다면 대만전 승리만으로도 2라운드행이 가능하지만 그건 요행이다. 정말 한국은 대만에 대승을 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호주와 네덜란드전을 마친 대만은 한국보다 비교 우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 대만전 대승조건, 터져라 타선
대만은 지난 2경기서 12득점 4실점했다. 네덜란드전서 초반 난조를 보인 선발 양위에린을 제외하곤 대부분 투수가 건재하다. 판웨이룬은 4⅓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고, 궈홍치, 천홍원 등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다. 한국전 선발로 나설 좌완 양아오신은 호주전서 구원 등판해 솔로홈런 1개를 맞았으나 전반적으로 구위와 제구는 합격점이었다.
한국도 마운드는 탄탄하다. 네덜란드전서 흔들렸던 노경은이 호주전서 1⅔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박희수가 호주전서 강렬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정대현-오승환의 뒷문도 탄탄하다. 뒷문에선 근소한 우세. 경기 종반 접전일 때 대만에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펑정민, 린즈셩 등의 한 방만 조심하면 결국 문제는 타선이다. 5~6점 이상 이겨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
한국 타선은 호주전서 이용규, 이승엽, 이대호가 맹활약했다. 정근우의 잘 맞은 타구가 연이어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공격흐름이 끊기기도 했으나 네덜란드전서 보여준 침체에선 벗어났다. 류중일 감독은 정근우를 두고 “국내 최고의 2루수다.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계속 선발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정근우가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경우 타선은 좀 더 조직적이고 폭발적으로 타오를 수 있다.
▲ 좌완 양아오쉰 공략, 그리고 승부는 8회까지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이날 대만 선발은 좌완 양아오쉰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150km가 넘는 직구를 구사하며 커브, 슬라이더의 조합도 위력적이다. 구원에 익숙한 그가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반 공략이 힘들어지면 회를 거듭할수록 초조해지는 쪽은 한국이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서 왼손 선발 디에고마 마크웰의 4이닝 기교투구에 호되게 당했고, 호주전서 왼손 계투 스티븐 켄트와 클레이튼 테너에게 3이닝 단 1안타에 그치며 경기 중반 공격이 소강상태에 빠져든 바 있다. 양아오신 공략을 위해 우타자를 전면배치할 것인지, 아니면 컨디션이 좋은 타자들을 배치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하나. 한국은 8회까지 최소 5점을 앞서야 한다. 한국은 이날 대만에 말공격을 한다. 예를 들어 8회말까지 상대 비자책 없이 5점 앞설 경우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은 확정된다. 그러나 한국이 5점 앞선 상황에서 9회초에 동점이 되면 한국의 탈락이 확정된다. 9회말에 끝내기 승리를 해도 한꺼번에 벌릴 수 있는 최대 점수차는 만루홈런으로 인한 4점. 그만큼 한국엔 부담스러운 승부다. 호주를 잡았으나 네덜란드전 완패 아픔은 상상이상으로 크다.
[한국 선수들.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dy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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