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네덜란드. 이제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니다.
네덜란드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최종전서 호주를 제압했다. 네덜란드는 2승 1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애당초 한국은 네덜란드를 쉬운 상대로는 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수면에 드러난 네덜란드의 전력은 좀 더 강했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전력분석원들도 네덜란드를 강호로 인정했다.
중심타자 앤드류 존스와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3~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확실하게 해결사 노릇을 했다. 테이블세터를 이룬 알드렐톤 시몬스, 조나단 스쿱 등은 정교한 타격을 하면서도 한 방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잰더 보카츠, 커트 스미스, 단센코 히카르도 둥 중심 타자들을 뒷받침하는 선수들도 수준급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이들은 결코 어설픈 플레이를 선보이거나 상황에 맞지 않은 플레이를 하지도 않았다. 번트를 댈 땐 대고, 진루타가 필요할 땐 그라운드 우측으로 타구를 보낼 줄 알았다. 정교한 팀 전술 소화능력이 있었다. 수비에서도 어설픈 플레이가 드물었다. 대만전서 갑자기 무너지긴 했으나 수준급 수비력이었다. 대부분 메이저리거 출신이거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 무시할 수 없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한국전 선발로 나섰던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의 4이닝 기교 투구는 한국에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우완 샤이란 마티스와 올랜도 인테마, 레온 보이드, 조나단 아이셰나 등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는 투수들은 확실히 수준급 경기운영능력과 변화구 제구력을 갖췄다. 이들은 고비마다 등판해 위기를 진화했다. 류중일 감독도 네덜란드 투수들이 까다롭다고 인정했다.
물론 네덜란드가 한국을 1경기 이겼다고 해서, 이번 대회 1라운드 2승 1패를 거뒀다고 해서 한국보다 전력이 앞선다고 단정하거나, 세계적인 강호로 발돋움했다고 본다면 과장이다. 그러나 1라운드 3경기서 보여준 네덜란드는 더 이상 유럽의 강호, 혹은 복병으로만 치부해선 곤란할 것 같다. 2009년 대회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2번이나 제압했던 경험, 2011년 야구월드컵 우승 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타이중 현지에 모인 각국 취재진들도 네덜란드의 저력을 이젠 인정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잠시 후 8시 30분(한국시간)에 열리는 한국-대만전에 관계없이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네덜란드는 1라운드 B조에서 2라운드 진출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입증했다. 세계 야구 강자들도 더 이상 현재 위치에 안주해선 안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세계야구 지형도는 분명 변하고 있다.
[네덜란드 선수들.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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