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 대표팀, 약속의 8회 재현… 하지만 너무 늦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약속의 8회가 재현됐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

한국 WBC 대표팀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대만과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대만, 네덜란드와 동률을 기록했지만 이닝당 득실률에서 밀려 조 3위를 기록했다. 결국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 영광도 잇지 못하게 됐다.

대만과의 경기에 앞서서도 대표팀의 2라운드 진출 확률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다.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한 관계로 이날 경기에 승리하더라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6점차 이상의 대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여건이 녹록치는 않았다. 1라운드를 치르는 곳이 다름아닌 대만의 홈이기 때문. 대만 대표팀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펼칠 것이 자명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표팀은 전날 호주전 6-0 승리 분위기를 잇지 못하고 무기력한 경기를 선보였다.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으며 주자가 나가더라도 비명횡사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8회까지 0-2. 2라운드 진출은 둘째치고 1승 2패라는 굴욕까지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8회들어 이대호의 적시타에 이어 강정호의 역전 투런포가 나오며 3-2 역전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이전 국제대회에서 8회 나온 극적인 안타나 홈런 덕분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날도 '약속의 8회'는 재현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8회 이전에 모든 결판을 냈어야 하는 조건이었다. 결국 약속의 8회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게 했지만 동시에 씁쓸함을 남겼다.

[WBC 대표팀. 사진=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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