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은퇴를 앞둔 '국보급 센터' 서장훈(39·부산 KT 소닉붐)이 옛 친정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서장훈은 지난 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 경기에 출장했다. 다섯 시즌 동안 삼성을 위해 골을 넣던 서장훈은 이날은 삼성의 림을 향해 공을 던졌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서장훈이 자신의 프로 경력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삼성의 홈 경기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워낙 많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서장훈이었기에 그의 친정 나들이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각각 전자랜드와 SK의 홈인 인천 삼산체육관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1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는 서장훈이지만, 잠실 실내체육관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998~1999 시즌에 데뷔해 SK에서 4시즌, 2002~2003 시즌부터 삼성에서 5시즌을 뛴 서장훈은 이후 KCC, 전자랜드, LG, KT를 거쳤지만 삼성에서 가장 오래 뛰었고, 자신의 통산 득점 가운데 가장 큰 부분도 삼성에서 만들어냈다. 2005~2006시즌에는 삼성 소속으로 챔피언 결정전에서 4전 전승하며 우승도 맛봤다. 자신의 프로 통산 2번째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이었다.
삼성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상대 선수지만, 삼성은 이날 경기에 앞서 5시즌 동안 팀을 위해 뛰어준 서장훈에게 삼성 시절 경기 모습이 담긴 액자를 선물했다. 삼성 선수들도 오래 전에 팀을 거쳐간 선배 서장훈과 단체로 기념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됐다. 1쿼터에 득점 없이 리바운드만 2개를 기록한 서장훈은 2쿼터 중반 유성호의 수비를 넘어 던진 슛이 그물을 가르며 첫 득점을 올렸다. 유성호의 파울로 얻은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킨 서장훈은 2쿼터에만 7득점으로 팀의 41-31리드를 이끌었다.
이날 12득점 6리바운드로 자신의 시즌 평균을 상회하는 기록을 낸 서장훈은 4쿼터 종료 3분 37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당했다.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 코트에서 물러났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박수갈채로 서장훈의 마지막을 빛내주었다. 연장 끝에 KT가 삼성에 패한 것이 서장훈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었지만, KT의 패배는 역설적으로 서장훈이 선수생활 내내 코트 위에서 보여준 존재감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했다.
한편 경기에서 승리한 삼성의 외국인 선수 타운스도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서장훈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트레이드로 삼성에 오기 이전까지 서장훈과 KT에서 잠시 한솥밥을 먹었던 타운스는 경기 종료 직후 서장훈과 포옹을 하며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타운스는 "한국에 처음 와서 트레이드되기 직전까지 서장훈은 나의 롤 모델이자 멘토였다.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서장훈을 존경해왔다"는 말로 서장훈에 대한 존경심도 아낌없이 표현했다.
[경기 전 기념촬영을 하는 서장훈과 삼성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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