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하정우도, 류승범도, 최민식도 그를 이야기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영화인,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다.
제작 PD로 참여한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등 남자냄새 물씬나는 영화들로 지난해와 올해 극장가를 점령한 한재덕 대표는 사나이픽쳐스라는 영화사를 설립하고 창립작 '신세계'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남자냄새가 풍겨나온다. 영화인들과의 의리로 똘똘 뭉친 그의 인생을 말하는 듯한 영화다.
'신세계'의 일화는 유명하다. 한재덕 대표의 창립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최민식과 황정민, 이정재는 자신의 개런티를 깎았다. 투자에서 벽에 부딪히자 배우들은 자신들의 개런티를 깎기로 자처한 것이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곧 투자사들을 만나게 됐다. 영화는 개봉 2주도 안돼 BEP(손익분기점)인 220만을 넘겼다.
최근 사나이픽쳐스 사무실에서 만난 한재덕 대표 역시 출연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누구보다 눈을 빛냈다. 그러나 동시에 배우들에게 사랑받는 제작사 대표라는 점에서 그의 두 어깨는 무겁다.
"저랑 제일 친한 배우들이고 저를 믿고 해주는 것도 있는데 결과가 안 좋으면 안되죠. 그들에게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점이 가장 부담되고 불안한 대목이었죠."
사실 아티스트인 배우 그리고 감독과 자금줄을 움켜진 투자자 사이를 오가는 제작사 대표, PD의 일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최민식이 "우리는 프로페셔널이기에 단순히 의리만 가지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된다는 계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듯, 좋은 결과 다음에 비로소 사람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한재덕 대표가 사랑받는 이유는 명백해진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도 '베를린'도 그리고 현재의 '신세계' 역시 BEP를 넘기고 관객들 사이 입소문도 좋으며 평단의 반응 역시 나쁘지 않은 작품들이었으니까.
일단 그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있기에 배우들도 감독도 그리고 투자자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렇죠. 노름판에서 돈 잃고 인상 좋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애들(직원)과도 항상 이야기하는데 과정도 좋지만 결과가 중요해요. 그래서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결과가 좋으면 다 용서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늘 불안하기도 하죠. 영화를 억지로 흥행시킬 순 없는 노릇이니까."
영화판에서의 그의 목표는 뚜렷하다. "지금 배우들과 오래 가고 싶다는 것." 많은 의미가 내포돼있는 말이다.
한재덕 대표의 차기작은 황정민 주연의 멜로 '남자가 사랑할 때', 그리고 강동원, 하정우 주연의 '군도'다. 역시나 사나이 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다. 출연 배우들만 보더라도.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 사진 = 엔드크레딧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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