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아니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있대요?”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여자프로농구. 8일부터 정규시즌 준우승팀 신한은행과 준플레이오프 승자 삼성생명이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큰 경기서는 신경전이 빠지면 섭섭한 노릇.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과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모두 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앞두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약간의 도발과 재치가 가미된, 유쾌한 설전이었다.
임 감독은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를 자신있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있대요”라며 껄껄 웃었다.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웃어 넘겼다. 오히려 호기롭게 받아쳤다. 임 감독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이날만을 기다렸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선 베테랑들이 많은 삼성생명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삼성생명은 삼성생명의 자신감이 있고, 우린 우리 스타일대로 할 것이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하은주가 결장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몸이 좋지 않아 결장했던 하은주는 이날까지 끝내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듯했다. 임 감독은 “우리도 도전하는 입장에서 하겠다. 우리팀은 전체적으로 흐름이 좋아야 한다. 특히 조은주와 김단비가 흔들어줬음 좋겠다. 김규희도 선발로 내보내는 데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하은주 없이 신한은행 조직력은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 임 감독은 “수비가 걱정이 된다”라면서도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삼성생명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이호근 감독은 “하은주가 나오든, 나오지 않든 신경쓰지 않겠다. 우리는 그에 맞춰서 준비를 했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KB와의 준플레이오프 승리 이후 전체적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상승세다. 이 감독은 “KB전서 쓰지 않았던 존 프레스를 사용하겠다”라고 했다. 삼성생명도 신한은행 처럼 100% 전력은 아니다. 김한별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출전명단에선 빠졌다. 여전히 무릎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아졌다. 챔피언결정전을 가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들과 어린 선수들이 시너지효과가 나야 한다”라고 했다. 준플레이오프서 예상보다 길게 뛴 김계령을 두고서는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라고 했고, 주득점원 해리스에겐 “좀 더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 감독은 “충분히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3차전까지 생각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는 시종일관 접전이었다. 삼성생명은 노련한 이미선이 해리스의 미스매치를 집요하게 활용했다. 신한은행은 외곽으로 볼이 빠르게 돌며 조은주, 김단비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성생명은 해리스의 활약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흠. 곽주영의 도움수비와 애슐리 로빈슨의 대거리에 후반 초반 체력이 뚝 떨어진 모습. 이 감독이 바랐던 이선화, 고아라의 득점 가담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김연주는 주춤했으나 조은주의 활약이 괜찮았다. 내, 외곽을 오가며 충분히 삼성생명의 수비를 뒤흔들었다. 후반엔 곽주영이 수비에서 힘을 보태며 높이에서 우위를 가져왔다. 출전한 대부분 선수가 득점에 가담했다. 하지만, 승자는 삼성생명. 경기 막판 해리스가 괴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하더니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막판 신한은행의 공격을 막아냈고, 배테랑들의 집중력이 살아있었다. 4쿼터에만 27점을 쏟아부은 삼성생명이었다. 신경전의 승자는 결국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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