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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저는 운 좋은 감독입니다”
서울 SK의 정규시즌 우승. 초짜 사령탑 문경은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문 감독은 김진 감독에 이어 첫 시즌서 우승한 두번째 감독이 됐다. 문 감독은 “운 좋은 감독이었다”라면서도 나름대로 SK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게 많았다고 회상했다.
문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했던 게 생각 난다. 위기 때 팀을 맡으면서 요구사항이 많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 코칭스텝, 프런트에게도 닥달하고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고맙다”라고 했다. 이어 “10년동안 이렇다 할 성적 안 나서 위기 때 선수들과 코칭스텝이 하나가 됐다. 초짜 감독을 믿어준 프런트 고위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리고 오랜기간 성적이 안 났는데 SK를 사랑해준 팬들의 염원이 우승이란 큰 금자탑을 세운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을 돌아보며 위기도 있었다고 했다. 문 감독은 “슈터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슈터를 못 살려서 미안했다. 심스를 영입하면서 높이에 날개 달았을 때 부담이 됐다. 개인적으로 컸다. 우승 길목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어쩌나 걱정했다. 선수단을 바짝 조였다 부담감이 컸다. 운이 많이 따랐던 한 해였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무슨 운이 따랐던 것일까. 문 감독은 “4~5라운드 초반 동부와의 2연전이 중요했다. 김주성이 다쳐서 잘 넘어갔다. 심스를 영입 한 것. 혼혈 50% 확률을 못 뽑고 김동우를 영입한 것, 고민인 3번에 박상오를 영입한 것. 모두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두 가지만 바꾸고 싶었다. 명문구단으로서 전통을 만들자. 그리고 모래알 조직력을 바꿔놓았다. 바꿔놓았다. 개인적으로는 큰 행운이다. 젊은 감독으로서 농구대잔치 출신 감독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그 결과 SK는 달라졌다. “선후배 관계가 달라졌다. 팀워크도 좋아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이루면서 체계가 생겼다. 김선형의 포인트가드 변신, 4번 5번 자리 못 했던 선수들이 외곽까지 넘나들면서 역할을 해준 것도 소득이었다. 신인급 선수들이 발전해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본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김선형과 최부경이 40분, 30분 이상 뛰면서 팀 공헌도가 높은 게 고맙게 생각한다. 헤인즈 득점력, 농구 이해도가 높은 게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됐다. 김민수, 주희정 조연급 선수들에게 고맙다. 박상오, 김동우 고참급의 우승 노하우도 도움이 됐고, 이현준이 경기도 못 뛰면서 싫은 소리 한 것이 고맙다”라고 했다.
끝으로 “끝없는 소통으로서 연습 때 하기 싫은 건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시합 땐 본인이 잘하는 것만 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줬다. 적성 농구라는 말이 있었는데 잘 따라줬다. 6~7위 평가를 받아 선수들에게 미안했는데 이제 홀가분해졌다”라고 했다. 이어 “동부의 44승 기록도 깨고 싶지만, 홈 연승을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문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맙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 속엔 철저한 준비와 변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다. SK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었다.
[문경은 감독. 사진 = 전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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