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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신세계’는 제작 초반 투자가 힘들었다는 느와르라는 장르적 특징과 청소년관람불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흥행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개봉 3주차에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에서 관객을 동원하게 된 비결은 바로 여성관객이다. 남자들의 드라마, 느와르가 남성이 아닌 여성관객을 사로잡은 것. 그 뒤에는 조상경 의상감독이 있었다.
‘신세계’ 속 골드문 직원들은 알고 보면 조폭이다. 그렇지만 다른 영화들 속 조폭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모든 것은 의상 때문. 깔끔한 수트 차림에 금배지까지 한 이 남자들, 몽둥이를 들고 싸우기 전까지 멀끔하지 않은가.
특히 이정재가 연기한 자성이라는 인물은 도무지 조폭을 떠올릴 수가 없는 캐릭터다.
조상경 감독은 자성의 의상은 007 제임스 본드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정재 씨의 의상의 경우, 밝은 그레이에서 청회색 블루로 점점 어두워지면서 블랙으로 마감이 되죠. 줄거리를 끌어가는 주인공이며 영화도 그의 감정대로 전개돼가니까 그 감정을 따라갔어요.”
“기존 자료들을 다 찾아봤어요. 특히 ‘하녀’와 이미지적으로 겹치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당시에는 ‘도둑들’ 영화가 나오기 전이라 매니저한테 따로 부탁해 이미지를 미리 보내달라고도 했었죠. 그러다 실제 정재 씨를 만났을 때는 007 제임스 본드가 입은 톰 포드(미국 유명 디자이너이자 영화감독)의 수트 라인이 떠올랐어요. 워낙 날씬한 체형인터라 남성스럽게 파워숄더로 어깨에 힘을 더 줬죠. 그러면서 브이라인이 더 돋보이게 됐고요.”
역할 상 핼쑥해 보여야만 했던 이정재는 이렇게 의상의 도움도 어느 정도 받은 셈이다.
관객들 눈에는 잘 띄지 않았지만 조상경 감독은 셔츠의 라펠과 칼라 폭에도 신경을 썼다고. 특히 이정재의 경우, 보통의 수트보다 반 인치씩을 더 키우는 것으로 선 굵은 느낌을 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세계’ 속 사실은 조폭인 이들의 수트가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 의상이 곧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는 기능을 했기 때문이다.
조상경 감독은 “‘신세계’의 수트는 상대를 속이기 위한 옷이기도 했어요. 따라서 각 캐릭터들의 전사를 굳이 반영하지 않아도 됐고 그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었죠”라며 “모든 인물들에게 영화 속 수트들은 거짓을 말하고 상대를 속이며 자신을 숨기는 역할을 하는 기능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신세계' 스틸. 사진=NEW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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