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박신혜가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에서 맡은 역할은 현대판 라푼젤이었다. 혼자만의 성에 갇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한 만화 속 캐릭터같은 고독미는 엔리케금(윤시윤)을 통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 독특한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박신혜는 "캔디형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신데렐라, 캔디 역할을 주로 맡아왔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고독미는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자였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오해 때문에 왕따를 경험한 후 집 안에 혼자만의 성을 쌓고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는 박신혜의 어린시절 경험이 도움이 됐다.
"왕따까지는 아니었는데 친구들과 불화를 겪어보기는 했어요. 제가 하지 않은 행동들 때문에 오해가 생겼던거죠. 그래서인지 독미의 마음이 이해가 갔어요. 제가 학교다닐 때 데뷔하게 되면서 대중들에게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거든요. 처음에야 사람들이 절 알아보는게 신기했는데 나중에는 그게 부담이 됐어요. 14~15살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이겨냈어요."
실제로 만나본 박신혜는 고독미 같은 어두운 부분은 커녕 밝은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집에서만 활동하는 고독미와 달리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오히려 드라마 속에서 활동적인 인물로 나오는 엔리케금 역의 윤시윤이 정적이었다.
"저랑 시윤 오빠는 캐릭터도 반대고 실제로도 반대예요. 성향이 완전히 달라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고 오빠는 책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야구를 예로 들자면 저는 야구를 보는 이유가 응원하기 위해서인데 시윤오빠는 타율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거죠. 성향이 다르니까 작품하면서 둘이 열띤 토론도 많이 했어요. 그렇게 뜨겁게 토론해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MT가서 상품 걸어놓고 게임도 하고 요리도 하고 그랬어요. 제 지휘하에 조감독 오빠랑 다같이 요리를 했죠. 다들 적극적인 성격인데다 소위 말해서 노는 걸 좋아했거든요. 촬영장에서 NG를 내도 다같이 웃으면서 의기투합해서 으?X 으?X했어요. 어느 한명도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작품에 대한 애정 자체가 컸던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응원해가며 찍은 작품이니 마지막 촬영때는 서운함도 컸다. 박신혜는 자신이 주로 머물렀던 독미의 방에서 마지막 촬영 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매번 작품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은 감출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안 울 줄 알았는데 끝나고 시윤오빠가 울먹이는게 보이는 거예요. 저는 아무렇지 않게 '오빠 왜 울고 그래'라면서 놀렸어요. 그런데 그러고 제가 나가자마자 울었버렸죠. 얘기도 많이 주고받고 열심히 했던 작품인데 끝내려니 시원 섭섭함이 컸던것 같아요."
"매번 새롭게 재밌는 것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껏 해보지 못한 캐릭터들. 어렸을 때는 멜로를 자주 하기는 했지만 20대의 멜로는 또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아이리스'같은 것도 좋고요. 그냥 지금처럼 쭉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요. 하나의 놀이처럼 제 안의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고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배우 박신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