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서울 삼성 썬더스의 베테랑 이규섭이 봄농구 무대로 돌아온다.
삼성은 지난 15일 KCC에 승리하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팀의 베테랑 포워드인 이규섭은 이 경기에서 10득점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은 노쇠했지만, 이규섭의 풍부한 경험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삼성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이규섭은 6강이 확정된 KCC와의 경기 직후 "어떻게 보면 순탄한 프로선수 생활을 했는데, 지난 시즌 팀이 처음으로 망가지는 경험을 했다. 팀이 무너져서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며 힘들었던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이어 "이번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을 때만 해도 살아날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연패에 빠지고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1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복귀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자력으로 올라간 것도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팀의 희망적인 부분에 대해 말했다.
이규섭은 신인이던 2000~2001 시즌 삼성의 통합우승을 견인했고, 2005~2006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4전 전승으로 팀이 우승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그런 이규섭에게 큰 경기를 앞두고 후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첫 판이 가장 중요하다. 그 부담감을 누가 먼저 떨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진지한 태도를 유지한 이규섭은 "올라가서 갑자기 180도 다른 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집중력은 달라질 수 있다.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면 좋은 결과도 나타날 수 있다. 첫 판이 가장 중요하다. 남은 일정 동안 집중해 컨디션을 조절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팀이 상대에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경기에서 이규섭의 새로운 무기는 '즐기는 마인드'다. "팬들도 약자를 응원하지 않을까?"라고 운을 뗀 이규섭은 "부상자들도 복귀할 시점이고,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리도 좋지만 즐겁게 플레이하고 싶다. 어떻게 재미있는 경기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인 것 같다"며 베테랑다운 담담한 자세를 보였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마찬가지였다. 이규섭은 "전 포지션에서 신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모두 경험이 많다. 동준이는 플레이오프가 처음이지만 6시즌 째 뛰고 있기 때문에 집중력만 발휘한다면 잘 할 수 있다. 지지 않겠다는 마음과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말로 끝맺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의 부담에서는 벗어났다. 이규섭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플레이오프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부담을 덜어낸 노장의 마음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6강 플레이오프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이규섭(왼쪽). 사진 = KBL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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