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자존심을 지키는 길은 언제일지 모를 미래를 위해 남은 힘을 아끼는 것이 아니었다. 최선을 다 한다는 말의 뜻을 다시 일깨워준 서울 삼성 썬더스가 결국 진짜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은 1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김상준 감독 체제 하에서 10위로 추락했던 삼성은 김동광 감독이 부임하고 이동준, 황진원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며 다시 6강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의 6강 진출은 승리로 일궈낸 자력 진출이라는 것 외에도 큰 의미가 있다. 삼성의 선전은 일부 구단의 고의패배 논란과 동부 강동희 감독의 구속 등 농구계에 악재가 겹치고 있는 와중에도 순리대로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며 만들어낸 성과였다.
이번 시즌은 그 어떤 시즌보다 차기 드래프트의 최대어들이 주목을 받은 시즌이었다. 이른바 '경희대 3인방'인 김종규와 김민구, 두경민의 이름은 각 팀의 스타플레이어 못지않게 자주 세간에 오르내리곤 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들의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시즌 초부터 삼성이 내세웠던 명가재건의 구호는 다음시즌부터가 아닌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팀은 6강에 진출했지만, 김동광 감독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15일 KCC와의 경기가 끝난 뒤 "아직까지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해보겠다. 여기까지 왔으니 후회 없이 하겠다"는 힘찬 각오를 드러냈다.
삼성이 3위 전자랜드에 시즌 상대 전적이나 객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설령 패하더라도 삼성의 이번 시즌은 6강 복귀와 함께 농구명가의 자존심을 지킨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드래프트에서 대어를 얻기 위해 성의 없는 경기를 펼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재를 내던지는 어리석은 행위다. 드래프트는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 하는 뽑기다. 하지만 일부 구단들은 뽑기를 잘 하고 싶어서 경기를 포기했다는 의혹을 살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을 보였다. 최선을 다 하는 모습으로 이미 삼성은 성적만으로 이룰 수 없는 명가의 조건을 만족시켰다.
[서울 삼성 썬더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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