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범경기서 정규시즌 판도를 알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9개 구단의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금주를 끝으로 시범경기가 종료된다. 올해 시범경기서 나타난 특징이 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이 예고한 정규시즌 판도와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 19일 현재 시범경기 선두는 4승 1패의 두산과 KIA다. 두 팀은 올 시즌 우승권 전력으로 꼽힌다. 반면 최하위는 1승 5패의 한화다. 신생구단 NC도 2승 4패로 7위다.
물론 중, 하위권으로 꼽힌 LG가 3승 1무 2패로 3위에 올라있다. 우승후보 1순위 삼성은 2승 3무 2패로 5위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올 시범경기는 초반부터 강자가 강하고 약자가 약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과연 시범경기 반환점을 돈 마지막 주, 그리고 정규시즌 초반에도 이런 판도가 이어질까.
▲ 구단들 변수 너무 많다
6개월간의 정규시즌. 9개 구단의 객관적 전력은 크고 작은 변동 사항이 있다. 이게 때로는 객관적인 전력 판도의 변화로 이어질 때도 있다. 반드시 피하고 싶지만, 일부 구단서 꼭 나타나는 주전들의 부상, 아무런 의심 없이 잘 해줄 것이란 믿음을 보냈던 주전 선수들의 뜻 모를 부진 등은 시범경기서는 절대로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9개 구단 모두 주전들을 풀가동하지 않는다. 일부 선수는 재활 혹은 컨디션 관리로 시범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은 불펜 핵심 안지만을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고 재활에 임하게 했다. SK도 박희수를 무리시키지 않는다. 롯데도 강민호, 정대현 등이 휴식 중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최근에서야 슬슬 출전 비중을 높이고 있다. 구단 별로 이런 선수들이 정규시즌에 맞춰 100% 컨디션으로 출전할 경우 순위 판도는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대신 시범경기를 구단 내부적인 주전경쟁의 장이자, 컨디션 체크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승패와 관계없이 선수들을 테스트 한다. 경기도 대부분 3시간 이전에 마무리 된다. 벤치의 작전개입이 적고 투수교체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사전에 결정된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현 시점에서 두산과 KIA가 선두에 올랐다고 해서, 한화와 넥센, NC 등이 뒤처졌다고 해서 그대로 정규시즌 순위판도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 예년보다 짧은 스프링캠프, 컨디션 조절환경 예년과 달랐다
최근 만난 야구관계자는 예년과 달랐던 스프링캠프 환경에 주목했다. 관계자는 “예년보다 스프링캠프 출발이 늦었고, 마무리는 빨랐다”라고 했다. 올해 단장회의에서 스프링캠프를 1월 20일 이전에 시작하지 말자고 결의했고, 대부분 지켰다. 1월 초만 되면 곧장 짐을 싸서 출국했던 예년 풍경과는 달리 비활동기간을 제대로 지켰다. 또 9개구단 체제로 리그 전체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정규시즌 개막일이 1주일 앞당겨졌다. 때문에 예년에 비해 스프링캠프 마무리 시점이 1주일 빨랐다.
결과적으로 약 보름 정도 스프링캠프 기간이 짧았다. 이 관계자는 “훈련기간과 훈련량이 짧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예년보다 더욱 어려운 것 같다”라고 했다. 팀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일부 팀의 경우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지나칠 정도로 처져있는 건 이런 현상과 맞닿아있다. 으레 타자들이 투수들에 비해 페이스가 늦게 올라온다.
야구란 투수가 공을 던지면 타자가 반응하는 스포츠인데, 타자가 투수의 공에 몸이 적응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 기간과 양이 짧으면 그만큼 적응이 어렵다. 강속구에 대응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변화구로 승부할 경우 타자들이 쉽게 헛스윙을 하거나 범타로 물러나는 이유다. 물론 그렇지 않은 타자도 있다. 사람인지라 페이스 조절 기간은 모두 다르다. 이 차이에서 오는 변수가 의외로 크다는 지적이다. 타자는 물론, 투수도 시범경기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 정규시즌 모드에 주목, 주전 풀가동한다
시범경기 마지막 주인 이번주엔 어느 정도 정규시즌 전력판도를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9개 구단 모두 주전들을 총출동시켜 최대한 실전모드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전 경쟁도 중요하지만, 붙박이 주전들의 컨디션을 30일 개막전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팀은 이미 30~31일 개막 2연전서 나설 선발투수들을 점 찍었고, 그에 맞춰 투구 날짜와 투구수를 조절하고 있다.
WBC에 참가했던 대표 선수들도 지난 주말을 시작으로 이번주엔 완전히 정상적으로 경기에 참가해 컨디션을 조절한다. 또 일부 감독들은 승리 방정식 점검 및 계산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기는 경기에 불펜 필승조를 쏟아붓는 방식의 투수 운용을 할 예정이다. 9개 구단의 정규시즌 모드는 이제 시작이다. 2013년 판도도 사실상 이제부터 진정한 윤곽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창원마산구장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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