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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굳이 안 와도 된다고 했는데.”
국보 센터 서장훈의 은퇴경기와 은퇴식에 월드스타가 등장했다? 사실이다. 공전의 히트곡 강남 스타일의 대성공에 이어 최근 후속곡 발표 및 국내 콘서트를 준비 중인 가수 싸이가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서장훈의 마지막 현역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장훈은 경기 전 시투를 하며 서장훈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알고보니 서장훈과 싸이는 깊은 인연이 있었다. 흔히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이 오다 가다 친해지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다. 서장훈은 연세대 93학번이다. 싸이의 아버지 역시 연세대 출신이라고 한다. 싸이 아버지가 서장훈의 대선배인 셈. 서장훈은 “싸이 아버지, 작은 아버지와도 잘 안다. 날 예뻐했다. 상당히 친하다. 오다 가다 만난 사이는 아니다. 14~15년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라고 했다. 싸이의 데뷔가 2001년이니 데뷔 전부터 친했다는 의미다.
서장훈은 “연예계에 친한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어디에 가서 친하다고 얘기하는 거 자체가 우스운 일이고 내 성격과 맞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싸이와는 인연이 상당히 오래됐다. 14~15년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 처음엔 오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참석을 하겠다고 했다. 고맙다”라고 했다.
서장훈은 애당초 이렇게 성대한 은퇴경기 및 은퇴식을 치르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KT에서 활약이 미미했고 오래 뛰지도 않았기에 미안했던 것이다. 그러나 KT가 손사래를 치며 국보급 스타다운 대접을 해주며 현역 마지막 길을 장식해줬고, 이에 싸이도 기꺼이 참석을 자청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부산에 들어온 것이다. 싸이가 친한 형의 은퇴를 꼭 보고 싶어 했다.
싸이는 경기 전 자유투 시구를 했다. 첫 시도엔 들어가지 않았으나 두번째 시도에선 성공했다. 싸이는 “서장훈 선수와는 너무나 오랜 형 동생 관계다.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팬이었다. 은퇴하는 날에 찾아오게 돼 기쁘다. 서장훈 선수 많이 응원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싸이는 시투 직후 코트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다 은퇴식까지 관람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타임 아웃 시간에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고 치어리더가 코트에 나오길 은근히 바랐으나 싸이는 끝내 자리를 지켰다. 자신이 더 이상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았다. 이날의 주인공이 서장훈인데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건 모양새에 맞지 않다고 본 것이다. 월드스타는 국보센터를 알아봤다. 이날만큼은 월드스타가 아닌 국보센터 서장훈의 팬이자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서장훈과 싸이의 훈훈한 우정이 빛난 서장훈 은퇴경기였다.
[서장훈과 싸이.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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