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들은 시범경기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할까.
시범경기는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어떤 내용의 투구를 하느냐에 따라 감독의 정규시즌 운용 구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보통 시범경기서는 선발투수들의 순번을 결정하고 보직 경쟁을 시킨다. 처음부터 5선발 로테이션이 짱짱하게 돌아가는 팀은 드물다. 장기레이스에선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란 걸 감안할 때 시범경기서 선발로테이션을 어떻게 완성하느냐에 따라 한 시즌 농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감독들은 스프링캠프부터 선발투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외국인 선발투수 영입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절대 무리시키지 않는다.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게 하고 시범경기서 구위를 점검한 뒤 개막 첫 등판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게 한다. 팀 마다 선발투수들의 컨디션 조절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보통 시범경기서 선발투수들은 투구수를 결정한 뒤 마운드에 오른다. 이닝과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처음에 정해진 투구수를 소진하면 마운드를 내려오는 방식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 정규시즌 첫 등판에 100% 컨디션을 맞추게 한다. 현재 대부분 팀 선발투수들이 최소 1회 등판을 마쳤다. 대부분 60~65개 정도 볼을 뿌렸다. 감독들의 말을 들어본 결과 2번째 등판에선 80개 가량 투구를 지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 고원준은 14일 대구 삼성전서 불펜 등판하면서 4⅓이닝동안 53구를 던졌다. 19일 부산 LG전서는 선발로 나와 4이닝동안 82구를 던지며 기량 점검을 했다. 점점 투구수를 늘리는 것. 반대로 고원준과 19일 선발 맞대결한 LG 임찬규는 12일 NC전서 76구를 뿌렸으나 19일 경기서는 73구만 뿌렸다. 투구수 자체보다 이닝을 운영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처음부터 꾸준히 투구수를 늘리면서 정규시즌에 대비하는 방법도 있고, 처음부터 투구수를 급격히 늘렸다가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린 뒤 정규시즌서 페이스를 다시 올리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나는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처음엔 끌어올렸다가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 편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방식에 따르면 고원준의 경우 시범경기 막판 한 차례 정도 적은 투구수로 추가 등판을 지시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왜 시범경기서 선발투수들을 투구수로 컨디션 관리를 하게 할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선 투구수보단 구위와 이닝 소화수로 컨디션 조절을 하게 하는 편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서 이닝으로 선발투수들 컨디션 관리를 시키면 좀 더 적게 던지거나 많이 던지는 투수가 나온다”고 했다. 페이스 조절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체로 팀 내에선 선발 후보들이 비슷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선발 순번을 짜는 데도 용이하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롯데 선발투수 후보들에게 철저하게 투구수로 컨디션 조절을 시키고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서 난타를 당한 에이스 쉐인 유먼 정도를 제외하면 무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고원준, 선발로 부활을 노리는 이재곤 등의 컨디션 조절도 순조롭다. 그러나 김 감독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다.
무릎 수술로 퇴출시킨 스캇 리치몬드의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개막전 이전까지 뽑아야 한다. 여러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한 마이너리거들이 나올 것이다. 선수 선발 작업을 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런 케이스의 투수는 이미 몸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바로 실전피칭에서 100%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김 감독이 직접 시즌 전부터 컨디션 조절 과정을 체크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안한 건 사실이다.
[고원준(위), 임찬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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