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중 또 신중이다.
삼성 마운드. 안지만이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으나 정현욱과 권오준 공백 속 불펜이 작년보다 다소 불안하다. 선발진의 안정감은 좋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차우찬을 비롯해 외국인투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와 릭 반덴헐크도 준비 중이다. 과연 삼성의 개막 2연전 선발 주인공은 누굴까. 어느 팀이든 개막전 선발이 궁금하지 않은 팀은 없지만, 삼성의 개막 2연전 선발투수들은 다른 팀들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 삼성, 3연전 시리즈 제일 먼저 쉰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정규시즌 초반 일정을 살펴보자. 삼성은 대구에서 두산과 개막 홈 2연전을 갖는다. 이후 4월 1일부터 4일까지 경기가 없다. 5일부터 7일까지 다시 대구에서 NC와 주말 3연전을 갖는 일정. 삼성은 9개구단 체제 속에서 가장 먼저 3연전 시리즈를 통째로 쉰다. 올 시즌 일정을 짤 때 미리 정해진 것이었다.
3연전을 통째로 쉴 때 해당 팀은 마운드 운영을 변칙적으로 할 수 있다. 삼성이 첫 번째 케이스. 30일, 31일 두산과의 개막 2연전서 원투펀치를 기용한 뒤 4월 5~7일 NC와의 3연전 첫 2경기서 다시 원투펀치를 기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3~5선발의 활용도가 애매해진다. 3~5선발을 개막 2연전서 불펜 대기시킬 수도 있다. 물론 두산, NC와의 초반 5연전서 휴식일을 무시하고 차례대로 선발로테이션을 돌릴 수도 있다.
21일 시범경기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감독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난감하다. 아직 생각 중이다.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쨌든 분명한 건 삼성이 첫 3연전 시리즈를 쉬게 되면서 개막 2연전서 나설 선발투수들의 임무가 막중해졌다는 점이다. 두산과의 2연전 이후 3~5선발을 제치고 다시 NC와의 첫 2경기서도 선발로 나선다면 심적으로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 개막 2연전, 염두에 둔 선발투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한국시리즈 등 중요한 경기 선발투수들은 미리 통보를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삼성에서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도 그렇게 했다. 개막전까지 이제 8일. 류 감독은 현 시점에서 개막 2연전에 나선 선발투수를 결정해 해당 투수들에게 통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은 “어느 정도 정해놨는데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야겠지?”라며 기자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류 감독은 결국 살짝 힌트를 줬다. “장원삼은 아니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참가했던 장원삼은 몸 상태를 일찍 끌어올리지 못했고 잔부상이 발견돼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시범경기서도 21일 대전 한화전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3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출발을 했으나 아직 100%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다. 책임감이 막중한 개막 2연전서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야심차게 데려온 릭 반덴헐크도 일단 개막 2연전 선발 등판 가능성은 떨어진다. 반덴헐크는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서 한 차례 등판한 뒤 아직 한번도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근육통이 있었다. 곧 공을 만질 것이다”라면서도 “시범경기가 몇 경기 남지 않아서 나오긴 나와야 한다. 시범경기서 못 나오면 2군 경기라도 나가야 한다”고 했다. 류 감독 앞에서 제대로 확인절차를 밟지 못했다는 점이 걸리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개막 2연전서 선발 등판할 투수 후보군이 몇 명으로 좁혀진다. 또 한 명의 선발 후보군 차우찬은 WBC서도 그리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지 못한데다 21일 경기서도 최진행과 김태균에게 연이어 홈런을 허용하며 부진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런 가운데 22일 대전 한화전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선발 등판해 류 감독에게 테스트를 받는다.
류 감독은 개막 2연전 선발투수 결정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삼성은 작년 개막 2연전서 차우찬과 장원삼을 선발로 냈다가 2연패하고 말았다. 개막 2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은 이후 4연패를 맛보며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고, 5월 마지막 날에서야 시즌 첫 5할을 찍을 정도로 시즌 초반 힘겨운 항해를 했다.
삼성에 올 시즌 개막 2연전 선발은 작년 부진했던 시즌 스타트를 털어낼 수 있고, 이후 첫 3연전 시리즈 휴식팀으로서의 특수성과 압박감을 견뎌낼 수 있는 투수여야 한다. 류 감독의 마음 속에 있는 개막 2연전 선발투수는 누구일까.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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