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한국지엠 브랜드 쉐보레가 야심차게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TRAX).
국내에서 출시되는 첫 소형 SUV라는 것과 크루즈, 말리부, 올란도에 이은 쉐보레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첫 공개에 이어 가격이 공개된 순간 그 기대는 아쉬움으로 돌아갔다. ‘생각보다’ 비싼 1700만원에서 2300만원대의 가격이 나온 것. 자동차의 덩치로 가치를 나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그저 소형차인 ‘아베오’의 차대를 이용한 ‘트랙스’의 가격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자 또한 트랙스의 가격이 공개된 후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의 협조를 받아서 타본 트랙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만 제외한다면 디자인과 달리기 성능 그리고, 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가치에 맞는 성능을 가진 자동차. 그게 바로 ‘트랙스’였다.
▲1.4 에코텍 터보, 잘 달리네
트랙스의 심장은 GM의 1.4리터 급 에코텍 터보 엔진이다. 세계적으로 엔진의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요즘 자동차 시장에 걸맞는 엔진으로 스펙은 140ps에 20.4kg.m라는 놀라운 성능을 가졌다.
솔직히 작은 엔진으로 인해 불안함은 있었다. 트랙스의 공차중량은 1360kg으로 일반 준중형 세단보다 무겁고 쏘나타(1400kg, 2.0CVVL기준)의 그것과 같다.
스펙상으로는 준중형 1.6엔진을 뛰어넘는 1.4 에코텍 터보엔진이지만, 그 실성능이 우려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 격한 악셀링을 하자 이 작은 엔진은 폭발적인 힘을 내 준다.
특히 터보 엔진의 특성인 높은 토크로 초반 가속은 뛰어나다. 무거운 차체를 6단 젠2 미션과 함께 거침 없이 밀어올려 준다. 하지만 120km을 넘는 순간 그 기세는 한풀 꺾인다. 기본적인 마력 자체가 높지 않은 작은 엔진의 특성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디자인, 쉐보레 브랜드는 담았다.
트랙스의 디자인은 도전 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앞모습은 쉐보레 브랜드의 특징인 듀얼그릴에 거대한 보타이를 적용했다. 강렬한 듀얼그릴에 남성적인 디자인의 사각형 헤드라이트는 형님차인 캡티바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짧은 후드 길이와 80도 수준으로 깎여 있는 전면부의 외형은 소형차임을 짐작케 한다.
앞모습이 남성적이라면 뒷모습은 소형차답게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기본적인 외형은 과거 수출형 캡티바(구 윈스톰)인 오펠의 안타라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옆으로 오면 높은 차고와 윈도우라인이 어루지면서 SUV임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덩치에 맞지않는 거대한 18인치 휠은 디자인에 있어 만족감을 주기 충분하다.
솔직히 트랙스는 거대한 SUV에 부담감을 느끼는 여성들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시승을 위해 받은 트랙스를 동료 여기자들에게 보여준 결과 “예쁘다”, “귀엽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용적인 공간배치로 준중형 못지 않은 내부공간과 편의사양
트랙스에 대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내부공간이다. 아베오를 생각하면 안된다. 여느 준중형 승용차의 그것과 맞먹는 수준의 내부 공간이다.
특히 트렁크의 경우 일반 5인승 SUV보다 조금 작은 정도로, 공간 배치에 있어서 섬세함을 보여주지 못했던 쉐보레의 고심의 흔적을 보여준다. 트렁크에서도 우측에 작은 트레이를 배치해 유리창 세정제 등의 소품을 넣어 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
뒷좌석 공간 또한 준중형 수준을 보여준다. 키 180cm의 남성이 앉아도 부담없을 공간과 시트 배열을 해 놨다.
편의사양 또한 알차다.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을 바로 연동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된 ‘마이 링크’ 시스템에 운전석 전동시트 및 220V 콘센트 등을 갖췄다.
▲방음 및 내장재의 품질은 아쉬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트랙스는 방음면에서 소형차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휠하우스에는 방음을 꼼꼼하게 했지만, 정작 엔진 방음에서는 딱 기본적인 수준을 했다. 엔진이 터보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된다.
내장재 또한 곳곳에 단차가 발생하는가 하면, 기본적인 사출성형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단가 맞추기에 고심한 흔적을 보여준다. 외관에 만족해서 실내에 들어오면 실망하게 되고, 그래도 ‘가격이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이런 소소한 포인트에 있어서 완벽을 꾀하지 않았다는게 아쉬움이 든다.
[쉐보레 트랙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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