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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시각장애인 연기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무서운 성역이다. 장애라는 것이 예민한 부분일 뿐더러 그것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도 손사레를 친다. 그럼에도 시각 장애 연기를 호평으로 이끌어낸 배우 송혜교와 엄태웅, 채시라, 김명민의 연기를 살펴보자.
최근 가장 많은 이슈를 낳고 있는 드라마는 역시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조인성, 송혜교 주연에 마니아 층이 두터운 노희경 작가가 함께 만든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무엇보다 송혜교의 시각장애인 연기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낳았지만 방송 직후 이같은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송혜교는 시각 장애인 오영 역할을 통해 하이힐을 신고도 잘 걸을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의 모습과 입술 주변을 손으로 찾아가며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 같은 디테일한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엄태웅은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시력을 잃고 되찾기를 반복하는 선우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초점을 잃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흔들리는 시선으로 앞 사람과 대화하는 장면을 통해 '동공연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뛰어난 동공연기를 보여줬던 엄태웅과 마찬가지로 김명민 역시 한 곳에 초점을 맞춘 채 맞은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초점을 잃고 갈길을 잃은 동공 연기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역시 김명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SBS 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채영랑 역을 맡았던 배우 채시라 역시 시각 장애 연기를 펼쳤다. 극중 채영랑은 아들 유지호(주지훈)을 구하고 그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게 된 뒤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췄다.
채시라는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고 사람들을 떠나 어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방에서 은둔 생활하며 지내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연기했다. 특히 아들 지호(주지훈)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절벽 끝으로 달려가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을 눈물 쏟게 했다.
[시각 장애 연기를 펼친 송혜교, 김명민, 엄태웅, 채시라.(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KBS 2TV '적도의 남자', SBS '그겨울 바람이분다' '드라마의 제왕' '다섯손가락'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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