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든다. 실수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기도 하지만 행여나 주눅이 들까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쓴다.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를 보이지만, 거의 모든 감독과 코치들이 격려와 비판을 동시에 활용한다.
LG 트윈스를 두 시즌째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도 마찬가지다. 전형적인 보스형 리더답게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한 김 감독이지만, 기를 살려주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어깨가 처져있는 선수들을 보면 따뜻한 말도 직접 건넨다.
최근 김 감독이 주목한 선수는 이병규(7번)다. 이병규는 자신이 입단하기 이전에 이미 LG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해온 동명이인 이병규(9번)의 존재로 인해 '작뱅'(작은 이병규)으로 불렸다. 9번을 단 이병규는 자신과 같은 이름의 후배가 입단하며 큰 이병규가 됐다.
사실 이병규를 두고 작은 작뱅 혹은 작은 이병규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는 않다. 작은 이병규는 큰 이병규보다 입단이 훨씬 늦다. 당연히 나이도 어리다. 게다가 키도 큰 이병규가 훨씬 크다. 어쩌면 7번의 이병규에게는 작은 이병규라는 말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작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지난해 이병규를 두고 "작뱅이라고 부르니 장타가 안 나오는 것 같다. 이제 '규'라고 불러야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 적이 있다. 제자를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주고 싶은 것이 스승의 마음이다.
올해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나섰다. 조 코치가 만들어준 작은 이병규의 새 별명은 '빅뱅'이다. 별명처럼 큰 선수가 되라는 바람일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24일 경기 전 "앞으로 작뱅은 작뱅이 아니다. 빅뱅이다. 큰 병규는 그대로 큰 병규다"라고 못박았다. 김 감독은 이미 구단 내부적으로는 이를 전 선수단에 알렸다고 전했다.
물론 김 감독이 생각한 새 별명도 있었다. 김 감독의 아이디어는 조 코치보다 강렬했다. 김 감독은 "난 가루지기처럼 힘을 쓰라는 뜻에서 가루지기라고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각자 지은 애칭은 다르지만 모두가 마음은 같았다.
[이병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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