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성공한 사극 MBC 월화드라마 '마의'는 한편으로 대연출자로 불리는 사극거장 이병훈 감독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겼다.
MBC 드라마 '허준'과 '대장금'에 이은 이병훈 감독의 세 번째 의학사극이었던 '마의'가 25일 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의'는 브라운관에서는 데뷔작이지만 스크린을 통해 그 기량을 인정받은 배우 조승우와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흥행을 이끌었던 배우 이요원의 만남 등 배우의 무게감만으로도 화제작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 감독도 자신의 특기인 의학사극이란 장르에 동물을 치료하는 마의가 사람을 치료하는 인의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더 해 변화를 꾀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바뀌는 시련을 겪으며 자란 주인공 백광현(조승우)은 동물을 살리는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배웠고, 의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백성을 살리는 과정에서 인의로 성장하겠다는 결심을 굳혔고, 고위 관료의 목숨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지자를 늘려갔다.
이후 백광현은 왕족을 살리며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스승 고주만(이순재)을 구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시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암도인(주진모)이라는 새로운 스승을 만난 백광현은 청나라 황제의 후궁(이희진)을 치료하며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돌아온 조선에서 백광현은 숙휘공주(김소은)를 구하고, 왕 현종(한상진)을 구한 뒤, 결국 의관으로 최고의 자리인 어의의 자리에 올랐다.
마의가 인의로 거듭나고, 어의에 이르기까지 백광현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마음을 얻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로 다가왔다. 주인공이 새로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새로운 힌트를 찾고, 동료의 도움을 얻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는 RPG 게임과 같은 구조의 반복은 분명 시청자가 부담 없이 ‘마의’를 찾게 하는 이병훈 감독의 장기였다.
하지만 구조의 반복이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매 번 더 큰 시련과 더 중요한 인물에 대한 시료가 이뤄져야했고, '백광현이 없었으면 조선은 망했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큼 본의 아니게 극중 조선은 백광현이라는 인물 한 명의 손에 좌우 됐다.
또 '어차피 극복할 시련의 등장'과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극복'의 반복, 뻔 한 클리셰 등 이병훈 감독 특유의 자기복제는 잠시 브라운관 앞을 떠났던 시청자들이 언제든 다시 돌아와도 줄거리라인을 따라갈 수 있는 편안함이기도 했지만, 채널 선택의 여지가 많아진 지금 시대에 마니아를 잡아놓기 힘든 지루함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방영 내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낸 '마의'를 결코 실패작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50회가 방영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자기복제의 한계는 이제 대연출가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배우 조승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