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전드라마는 없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싱겁다. 안양 KGC 인삼공사와 인천 전자랜드의 시리즈 스코어 2-0 리드. 6강부터 박이 터졌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전력 한계가 뚜렷하다. 1~2차전서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오리온스와 삼성이 3~5차전을 연이어 잡아내는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두 팀으로선 절대 포기할 수 없다.
▲ 오리온스, 전태풍이 냉정함 되찾아야 한다
오리온스의 1~2차전 패배. 겉으로 보면 핵심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의 부진이 컸다. 윌리엄스는 1차전 8점, 2차전 12점에 그쳤다. 정규시즌 자신의 평균 18.5점에 비하면 부족한 수치. KGC는 윌리엄스에게 수비가 좋은 키브웨 트림을 붙이거나, 정휘량, 최현민 등이 거칠게 더블팀을 들어갔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압박은 정규시즌서도 겪었던 일.
문제는 윌리엄스가 공을 만지는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는 데 있다. 포인트가드 전태풍의 플레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 전태풍은 1~2차전서 10개의 실책을 범했다. 앞선에서 볼을 빼앗긴 뒤 KGC의 속공 득점이 수 차례 나왔다. 고스란히 흐름이 KGC로 넘어가는 원인. 전태풍은 김윤태, 이정현 등의 거친 수비에 유독 흥분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이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 마침 3차전서 맞상대 김태술의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태술은 2차전 막판 발목 부상을 입었다. 어차피 KGC도 김태술 없이 공격 조율이 쉽지는 않다. 풀타임 가깝게 뛸 전태풍이 냉정함만 되찾는다면 충분히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윌리엄스의 골밑 공격도 살아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윌리엄스 공격 대부분은 전태풍과의 2대2 플레이에서 시작된다. 주전들의 파울관리 역시 냉정함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 삼성, 리바운드 강점 살려야 한다
사실 애당초 삼성이 6강 플레이오프서 전자랜드를 쉽게 누를 수 있을 것이라 본 전문가들은 없었다. KGC-오리온스전에 비해 좀 더 전력 간극이 큰 느낌이었다. 실제 삼성의 정규시즌 성적 22승 32패는 역대 포스트시즌 출전 팀의 정규시즌 성적 중 가장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김승현, 황진원 등 베테랑들은 부상이 많고, 젊은 선수들은 세기가 부족해 구심점 없이 경기력의 널뛰기가 컸다.
삼성에도 믿을 구석은 있었다. 리바운드다. 삼성은 정규시즌서 36.8리바운드로 전체 3위였다. 삼성의 골밑은 기본적으로 대리언 타운스와 이동준이 지킨다. 특히 이동준이 이번 6강 플레이오프서 잠잠하다. 타운스는 1차전서 1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이동준은 2리바운드에 그쳤다. 2차전서는 두 사람 모두 7리바운드.
문제는 삼성 골밑의 위력이 전자랜드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은 1~2차전서 전자랜드에 모두 28-30, 33-34로 리바운드에서 근소하게 뒤졌다. 전자랜드는 문태종이 1차전서 10개를 잡아냈고, 2차전서도 디엔젤로 카스토가 8개를 걷어냈다. 전자랜드는 카스토가 투입될 경우 리카르도 포웰을 기용하지 못해 공격력이 약화된다는 약점이 있다.
이는 포웰이 투입될 때 골밑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다. 더구나 수비와 리바운드, 투지가 좋은 이현호는 1차전서 결장했고, 2차전서도 제공권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삼성이 충분히 제공권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제공권 우위도 실패했고, 승부처에서도 골밑 공격이 위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전자랜드의 노련한 강혁, 문태종 등의 경기운영에 눌렸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서는 제공권 중요성이 더더욱 크다. 삼성의 3차전 반격은 제공권 장악에서 시작해야 한다.
[전태풍(위), 타운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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